북 해커 추정 세력, 네이버 사칭 이메일로 계정탈취 피싱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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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해커 추정 세력, 네이버 사칭 이메일로 계정탈취 피싱공격

임민철 기자 입력 : 2020-09-11 14:06:06
  • 포털 공지 위장해 가짜 로그인창에 아이디·패스워드 입력 유도

북한 배후 해커 조직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지난 10일부터 포털사 네이버를 사칭한 피싱(phishing) 이메일 공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어제 국내 유명 포털회사의 고객센터가 보낸 것처럼 위장한 이메일 피싱 공격 징후를 포착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새롭게 발견된 피싱 사이트에 대해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대응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회사 이메일 공지 사칭 화면과 가짜 로그인 화면. [사진=이스트시큐리티]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는 이번 공격 배후로 해킹조직 '탈륨(Thallium)'을 지목했다. 탈륨은 작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고소를 당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MS는 작년 12월 27일 자사가 미국 버지니아동부지방법원에서 고소한 상대 탈륨이 북한을 배후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SRC가 포착한 탈륨의 피싱 이메일 공격은 포털사 네이버의 이메일 공지를 사칭하고 있다. 이메일은 네이버의 보안서비스 중 하나인 '새로운 기기 로그인 알림 기능'이 해제됐다며 수신자에게 알림 설정을 다시 하라는 안내와 함께 버튼을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실제 버튼을 클릭하면 사용자 계정 비밀번호 재입력을 요구하는데, 이 때 사용자 스스로 계정 정보를 입력할 때 그 정보가 해커에게 넘어가게 된다.

ESRC 측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메일 화면이 실제 포털 회사에서 사용하는 고객센터 공지 이메일과 디자인이 동일해, 메일 수신자가 해킹 이메일로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해커가 '휴면 알림 메일 공지', '이메일 계정에 오래된 쿠키 정보가 있다' 등 다양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메일 내용과 디자인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 센터장 이사는 "특정 정부가 연계된 탈륨 조직은 국내 포털 회사 고객센터로 정교하게 위장한 이메일 피싱 공격을 매우 오래전부터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평일뿐만 아니라 공휴일이나 야간 시간에도 공격 이메일을 발송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와 유사한 위협의 피해를 예방하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발신자 이메일을 유심히 살펴봄과 동시에, 로그인을 유도하는 웹 사이트의 인터넷 URL 주소가 공식 사이트가 맞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SRC의 분석에 따르면 탈륨은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1개월만에 '국내 유명 포털 계정 오류', '국내 대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센터', '개성공단 관련 연구 내용 문서', '아태지역 학술 논문 투고 규정' 등을 사칭한 다양한 피싱 공격을 국내에서 활발히 전개했다. 이들의 주요 공격 대상은 북한 분야를 취재하거나 연구하는 언론 기자, 공무원, 탈북 단체장과 같은 대북 분야 종사자 등이다.

탈륨은 한국에서 '김수키(Kimsuky)'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해커 조직과 관련성·유사성이 높다. 김수키 조직은 지난 2013년 러시아 사이버보안 기업 카스퍼스키랩이 발표한 보고서 '김수키작전(The Kimsuky Operation)'에서 분석된 공격활동을 벌인 해커 조직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고,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공격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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