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네이버에 과징금 10억원 부과… "부동산 매물 카카오에 제공 방해"

최다현 기자 입력 : 2020-09-06 12:00 수정 : 2020-09-06 12:00:00
네이버 "정당한 권리 위법하다 판단… 무임승차 기업 보호할 필요 없다" 반발 공정위 ICT 특별전담팀 조직 후 첫 조치… "독과점 사업자 경쟁자 배제 지속 감시"
최다현 기자 2020-09-0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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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해 부동산정보업체의 정보를 제3자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C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인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을 조직한 후 조치한 첫 사건이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네이버의 행위로 카카오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며 "경쟁사의 위축으로 인해 관련 시장 내 지배력이 강화됐고 최종 소비자의 선택권도 감소됐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카카오와 제휴하려는 부동산정보업체에 '으름장'

온라인 부동산 정보 플랫폼 시장은 1990년대말부터 부동산114,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정보업체(CP)들이 설립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2003년 3월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어 부동산중개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이를 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CP가 제공하는 매물이 허위매물이 아님을 확인해주는 '확인매물정보' 서비스는 허위매물 논란이 불거진 2009년 도입됐다. 네이버는 '매물검증시스템'의 구축과 유지 보수·업데이트·정책 관리를 책임지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운영 업무를 위탁받았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대형 포털로 성장하자 2012년에서 2013년 사이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서비스에 대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네이버는 중개소로부터 직접 매물을 받는 것을 중단하고 사업의 구조를 바꿔 CP들로부터 부동산 매물 정보를 받아 노출시키는 것으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집주인→중개소→네이버·부동산정보업체→소비자'로 부동산 매물 정보가 전달됐다면 네이버의 사업구조 개편 이후에는 '집주인→중개소→부동산정보업체(CP)→네이버→소비자'로 재편됐다.

카카오는 기존의 사업모델을 유지했으나 점차 부동산 매물 검색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카카오는 CP사들과의 제휴를 추진했다. 1차 제휴는 2015년 2월, 네이버와 제휴한 8개 부동산정보업체 중 7개 업체에 매물 제휴 의사가 있음을 확인하고 진행됐다.

그러나 네이버는 카카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부동산정보업체에 재계약시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삽입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고, CP들은 네이버와의 계약유지를 위해 카카오에게 제휴가 불가하도록 알렸다. 네이버는 2016년 5월에는 CP가 확인매물 제공금지조항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패널티 조항도 추가했다.

카카오의 2차 제휴 시도는 2017년 초 이뤄졌다. 다른 CP들에 비해 네이버와의 매물제휴 비중이 30%대로 낮았던 '부동산114'와 제휴를 시도했다.

그러자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 뿐만 아니라 부동산매물검증센터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정보에 대해 3개월 간 제3자 제공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했다. 3개월 한정이지만 시의성이 중요한 부동산 매물 정보의 특상 상 3개월 이후에는 매물정보로서의 가치가 현격하게 감소한다. 부동산114는 불공정조항으로 보인다며 삭제를 요청했으나 결국 카카오와의 매물제휴를 포기했다.

제휴 시도가 모두 무산된 카카오는 관련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2018년 4월부터 직방에 부동산 서비스를 위탁해 운영 중이다. 네이버와 CP 간의 문제가 된 조항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나온 후 그해 11월 삭제됐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경쟁사의 위축으로 인해 관련 시장 내 지배력이 강화됐고 최종 소비자의 선택권도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공정위가 혁신 노력 외면"… 공정위 "멀티호밍 차단 제재 의의"

네이버는 공정위의 제재에 즉각 반발했다. 네이버는 공정위 제재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는 당사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네이버는 당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당시 경쟁사들에 공동 작업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독자적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노력을 들였다"며 "도입 초기 공인중개사 측의 반발로 트래픽이 5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네이버부동산 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됐다"라고 호소했다.

네이버는 앞서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카카오의 부진은 혁신을 태만히 한 결과"라며 "무임승차를 시도한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공정위가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확인매물정보 시스템 자체는 이번 심의에서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송 국장은 "예를 들어 '세종시 포스코 1단지 1동 705호'라는 매물이 나왔을 때 네이버에 이를 확인매물로 올리고 싶다면 검증시스템을 거쳐야 한다"며 "네이버에 올리기 위해 이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 매물을 제공하지 못해야 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확인매물이라는 것을 표시하지 않고 다른 사이트에 충분히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주인과 중개소, CP 입장에서도 여러 군데 매물을 올리는 게 가장 좋지만 네이버는 이를 차단하려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해 거래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이른바 '멀티호밍 차단'을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매물정보의 수집과 확인매물 검증시스템 이용 비용을 모두 CP가 부담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스템을 거친 정보로 법적 분쟁이 생기면 그에 대한 책임도 CP가 진다. 때문에 네이버가 확인매물정보를 자신의 지식재산권인 것처럼 주장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송 국장은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만큼 유통채널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줄 수 있는 사건"이라며 "공정위는 시장을 선점한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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