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긴급진단] ①"여가부, DJ 마지막 유산"...이어지는 폐지 논란,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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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긴급진단] ①"여가부, DJ 마지막 유산"...이어지는 폐지 논란, 이대론 안된다

박경은 기자 입력 : 2020-07-28 08:00:00
  • 여가부, '박원순 성추행 의혹' 침묵에 도마 위

  • '여가부 폐지 청원'에 나흘 만에 10만명 동의

  • "여가부 역할에 대한 기대감으로 생각한다"

  • 여가부 장관, 기자간담회 돌연 공지 후 취소

[사진=국회 국민청원 캡처]



"예전부터 하는 일은 없고 세금만 낭비하기로 유명했던 여성가족부의 폐지를 청원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산과 다름없는 여가부가 또다시 존폐론에 휩싸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여가부는 최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침묵하면서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 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의 주무부처면서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닷새 동안 묵묵부답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따른 파장으로 지난 17일 국회 국민청원에 올라온 여가부 폐지 청원에는 나흘 만에 10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여가부는) 원래 해야 할 일 중 하나인 여성인권 보호조차도 최근의 정의기억연대 사건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수준 이하의 대처와 일 처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여가부가 주기적으로 폐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성계에서는 "여가부가 이제는 정말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여성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유산인 여가부에 대한 회의론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여가부는 여성부 신설을 공약했던 김대중(DJ) 정부 당시 마련됐다. 지난 1998년 구성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3년 후인 2001년 여성부로 승격되면서 공식 정부 부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05년 노무현 정부는 여가부에 보건복지부의 가족 및 영유아 보육업무를 통합하면서 여성가족부로 명칭을 바꿨다.

이명박 정부는 여가부를 복지부에 통폐합하려고 했지만 반발에 부딪혀 실패한 뒤 2008년 여성가족부를 여성부로 축소했다.

이후 여성부는 2010년 청소년 보호 및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가족 업무를 이관받아 다시 여성가족부로 이름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맥을 이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7년 당시 "여가부의 역할은 더 커져야 하고, 폐지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가부는 최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주무부처로서 신속한 대응 및 입장 발표에 나서지 않으면서 폐지론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최근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사건이 여성 폭력 이슈가 사회적으로 때마다 불거진 때에도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여가부는 존폐 논란에 우선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성지 여가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폐지 관련 의견은 여가부의 역할에 대한 큰 기대감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가부가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심각하게 업무 패턴과 정책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오는 29일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 일정을 공지했지만 이내 취소했다.

여가부 측은 간담회 내용 전체를 비보도(오프더레코드)로 설정하기를 원했지만, 기자단이 이에 반대하며 간담회는 아예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정의연 사태와 박 전 시장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여가부가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를 마련하고도 장관 발언 전부를 비보도로 설정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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