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존폐론에 '화들짝'...내주 서울시 현장점검(종합)

박경은 기자 입력 : 2020-07-23 17:02 수정 : 2020-07-23 17:02:46
20·30 여성들과 성평등 조직문화 논의 간담회도 '폐지 논란' 휩싸인 여가부..."법 개정 필요하다"
박경은 기자 2020-07-23 17: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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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내주 서울시 현장 점검을 나간다고 23일 밝혔다.

여가부는 또한 최근 잇달아 발생한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20·30 여성들과의 간담회도 진행한다.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주로 20·30세대 여성에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대응이다.

 

황윤정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 여가부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기자 브리핑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윤정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의 의혹과 관련해 사건 처리 방향을 설명한 뒤 "이번 달 말 서울시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황 국장은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음 주에 2일 정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또한 서울시가 양성평등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하고 직장 내 고충 처리·상담 실태도 살핀다는 방침이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 17일 민관이 함께하는 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열고 후속 조치 사항 등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황 국장은 "위계와 위력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 신고를 원활히 하고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통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에 대해 "피해자와는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20·30 여성들과 성평등 조직문화 논의 간담회도


여가부는 또 이날 오후 6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20·30대 여성들과의 성평등 조직문화 논의 간담회'를 연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조직 내 성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해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특히 지자체 등의 위계적 조직문화, 기관장이나 관리자의 성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을 제지하기 어려운 환경 등이 문제로 지적됨에 따라 민간기업 근로자뿐만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도 논의에 참여한다.

여가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향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평등 조직문화 실천 수칙(가칭)을 마련해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직장 내의 비민주적이고 성차별적인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폐지 논란' 휩싸인 여가부..."법 개정 필요하다"


여가부는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사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별다른 입장 발표와 대응책을 내놓지 않으며 존폐론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국회 국민청원에 올라온 '여가부 폐지' 청원에는 나흘 만에 시민 10만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성지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가부는 여성과 가족, 청소년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며 성평등사회 실현, 다양한 가족 공존 실현, 청소년 건강 활동 지원, 성범죄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대변인은 "이번과 같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사기관이 없다"며 "이를 위해 여가부 기관이나 다른 기관과의 협업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할 듯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학자는 "최근 여가부 논란의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며 "첫째는 역할과 기능이 너무 미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학자는 "여가부 존재 자체가 상징적 차원에서 그치고, 실질적 여성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는 한계가 너무 크다"고 짚었다.

아울러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인식 자체도 나쁘다"면서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도 여성 지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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