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전세대출 올해 들어 11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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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전세대출 올해 들어 11조 늘었다

윤동 기자 입력 : 2020-07-13 05:00:00
  • 부동산 대책·코로나19 장기화 여파

  • 전세수요자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

  • 전세대출 규제에 속도는 둔화될 듯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이 올해 들어 11조원 가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전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전세대출까지 규제할 것임을 공표한 만큼 향후 전세대출 증가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은 92조499억원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전세대출 잔액이 81억3058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서만 10조7441억원(13.21%)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전세대출은 예년 대비 매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말 45조6920억원 수준이었던 전세대출 잔액은 2018년 말 64조1354억원, 지난해 말 81조3058억원으로 연평균 17조원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올해는 지금 추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된다면 21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각 은행]

이처럼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던 실수요자가 전세로 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에 이어 2·20 및 6·17 대책에 이르기까지 주담대를 활용한 고가 주택(9억원 이상) 구매를 막으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9억 이하 주택도 최대한 주담대 대출 규모를 줄이려는 모습이다.

실제 정부의 정책으로 국내 은행의 주담대 대출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담대 규모는 437조3780억원에서 451조4558억원으로 3.22%(14조778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도 규제가 복잡해지는 주담대보다 전세대출 위주의 영업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전세대출은 공공기관이거나 공공기관의 계열사인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 등이 대출금의 90~100%를 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는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마진률은 주담대와 거의 같거나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전세대출이 빠르게 늘어날지는 확실치 않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 매입 시 전세대출 회수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7·10 부동산 대책으로 이미 계약을 마친 수요자가 바로 대책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오는 8월부터는 전세대출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와 코로나19로 전세대출이 급격히 늘었다"며 "다만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8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이 있는 사람은 전세대출을 사실상 받을 수 없는 셈이라 앞으로 전세대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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