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리브라] ② 2020년 발행 어려워도 프로젝트 차곡차곡 진행... 신규 회원사도 모집

강일용 기자 입력 : 2020-02-10 08:05 수정 : 2020-02-10 08:05:00
리브라 협회 가입 원하는 업체만 1500여곳... 스위스 정부도 리브라 인정 가능성 내비쳐
강일용 기자 2020-02-10 08:05:00
  • 카카오스토리
  • 밴드
  • 웨이보
  • URL 공유하기
  • 카카오톡
보다폰의 탈퇴, 마스터카드 CEO의 비판 등 연 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업계에선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비록 각국 정부의 규제로 올해 암호화폐 발행은 어렵지만, 신규 회원사 가입과 플랫폼 고도화 등의 블록체인 관련 작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블록체인 칼럼니스트가 리브라의 기술 고도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포함한 리브라 협회 회원들이 리브라 발행을 위한 기술 고도화를 훌륭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관련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필요한 기술을 선택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20억명이 넘는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하면 각국 중앙은행이 실제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진=리브라 제공]


업계에 따르면, 리브라 협회는 8개사 탈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신규 회원사를 모집할 계획이다. 현재 1500여곳의 기업이 가입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리브라 협회의 신규 회원사로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사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협회는 평등하지 않으며 페이스북이라는 주인이 있다는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CEO가 주장에 즉시 반박했다.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지갑을 만드는 자회사 캘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협회의 핵심 멤버(거버넌스 카운슬)로 참여했을 뿐이며, 리브라 협회는 페이스북과 별개의 조직이라는 주장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얼마 전 보다폰이 리브라 협회에서 탈퇴한 이유로 보다폰이 독자적으로 추진 중인 결제 플랫폼과 리브라의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것을 꼽았다. 보다폰은 아프리카 지역에 모바일 플랫폼 기반 송금·결제 서비스 '엠페사'를 운영 중인데, 이는 제대로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전 세계 수십억명에 달하는 금융 소외계층에게 송금·결제 등 안정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리브라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 보다폰이 두 플랫폼을 두고 오랜 기간 고민했고, 결국 자사 플랫폼인 엠페사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관계가 아예 틀어진 마스터카드와 달리 보다폰은 "리브라의 개발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리브라 협회와 미래 협력 가능성도 닫아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리브라의 발행 성공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협력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유럽연합과 달리 스위스 정부는 리브라에 대한 협조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승인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태로 리브라의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메모를 통해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서 리브라의 가치를 인정한다. 스위스는 국경 간 결제 거래 비용을 낮추고 금융 이용계층을 확대하는 프로젝트에 열려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리브라 협회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가 국제적인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에 환영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위스 금융감독청은 지난해 9월 리브라 협회가 스위스 결제시스템 라이선스를 취득하겠다고 밝히자 "엄격한 자금세탁 방지 규정과 은행 관련 규제 준수가 요구된다. 국가는 법률을 두고 타협할 수 없다. 하지만 규제기관이 앞장서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방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리브라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브라 앱 실행화면.[사진=리브라 제공]


당초 리브라는 2020년 발매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리브라조차 2020년 발매가 어렵다고 밝히는 상황이다. 베트랑트 페레즈 리브라 협회 총괄은 "2020년 6월 리브라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규제 기관이 리브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1~2분기 리브라 발행을 미룰 수 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매체 더 블록이 벤처투자·금융·암호화폐(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2명(67.9%)은 "2020년 리브라 출시는 어렵다"고 답했고, 34명(31.1%)만이 "올해 리브라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리브라는 테스트넷이 공개된 상태이며, 기술운영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 기능을 테스트넷에 추가하며 메인넷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메인넷 출시 윤곽이 잡히면 리브라 공개 시기도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