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미·중 정보전쟁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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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미·중 정보전쟁 시발점”

곽예지 기자 입력 : 2019-08-21 08:27:01
  • 홍콩시위 폄훼' SNS계정 삭제에 中 "중국 관점 소개했을 뿐"

홍콩 시위가 미·중 ‘정보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중국의 허위 정보 선전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삭제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하면서다.

20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내린 계정 삭제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는 못한다”면서 해당 계정은 단지 중국의 정책을 소개하며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겅 대변인은 "홍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이 있는 건 당연하다"며 "그런데 왜 중국 관영 언론이 소개하는 것은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트위터가 새로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는 트위터에 가서 물어보라면서 중국 매체가 해외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중국의 정책을 대외적으로 소개하고 중국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위터는 중국 당국이 허위 선전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 936개를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또한 홍콩 상황 및 중국과 관련 있어 보이는 7개 페이지와 3개 그룹, 5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8일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 운집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를 두고 SCMP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홍콩 시위를 자국에 유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본격적인 정보전쟁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긴 기간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자국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정보전쟁을 벌여왔다.

SCM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활용법을 그 예로 들면서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콩 관련 입장을 쏟아내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에게 시위대와 직접 만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홍콩의 시위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1국가 2체제) 약속 준수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중국 정부가 폭력적으로 홍콩 시위대를 탄압한다면 무역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톈안먼광장과 같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시위가 끝난다면 무역협상 합의에 도달하는 데 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중국과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홍콩이 평화적 방법으로 결론나길 희망한다"며 "그것이 중국과 미국을 위한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하면 (무역)합의가 매우 어려워진다. 그게 또 하나의 톈안먼 광장이라면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중국의 무력 개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19일 한 행사에서 "미국이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게 하려면 중국이 (일국양제) 약속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홍콩에서 폭력적인 일이 벌어지면 우리가 협상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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