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기업 "주주 이익이 전부 아니다"..기업 목적 재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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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기업 "주주 이익이 전부 아니다"..기업 목적 재설정

윤세미 기자 입력 : 2019-08-20 16:44:11
  • 美대기업 CEO 181명, 기업 목적에 사회적 책무 강조

"더 이상 주주 이익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RT는 이날 이윤과 주주 가치 제고라는 눈앞의 이익을 넘어 고객, 근로자, 납품업체, 커뮤니티 등 모든 이해 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CNBC는 근로자에 대한 투자, 고객으로의 가치 이전, 환경 보호, 납품업체들에 대한 윤리적 대우,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 등을 기업 목적의 최전선에 놓은 것이라고 요약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등 쟁쟁한 미국 기업 CEO 181명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식 자본주의가 신봉하던 '주주 우선주의'를 재검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의 유일한 의무는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기존의 성명에서 중대한 철학적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기업의 책임에 관한 현대적 표준을 세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변화는 ‘1% 대 99%’로 상징되는 소득 불평등, 열악한 노동환경, 기후 변화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기업들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린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소득 불평등 해소 등을 위한 기업들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고, 정부에선 아마존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IT공룡들을 조준해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변화의 요구 속에서 기업들이 행동 원칙을 수정하지 않고는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낸시 코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역사학자는 NYT에 "재계가 일종의 시대정신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지금까지의 사업방식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이 중 어느 기업이 구체적 변화에 나설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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