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美 정부 강한 반대로 내년 발행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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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美 정부 강한 반대로 내년 발행 무산 위기

강일용 기자 입력 : 2019-07-17 09:55:30
  • 페이스북, 정부 규제 움직임에 규제 준수를 위해 리브라 발행 연기 입장 밝혀

  • 미국 정부의 리브라·페이스북 규제 움직임 강화... 내년 발행 여부 불투명

내년 암호화폐 '리브라'를 발행하겠다던 페이스북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EU 정부와 중앙은행이 일제히 리브라가 기존 금융 질서를 뒤흔들 것이란 우려를 표한데다가,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 움직임도 한층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리브라 발행을 위한 페이스북 자회사 캘리브라의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규제가 해소되고 (정부의) 적절한 승인을 받기 전까지 리브라 발행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마커스 대표는 "리브라는 정부의 모든 규제를 준수하면서 운영할 것"이라며, "자금세탁 등 범죄용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에 등록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암호화폐와 글로벌 결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반대되는 가치관을 지닌 국가나 사업가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넘어야 할 벽은 높기만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가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화폐라고 할 수 없디. 페이스북이 리브라와 같은 암호화폐를 발행해 은행이 되길 원한다면 새 은행법을 만들어 다른 은행처럼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15일(현지시간) 리브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므누신 장관은 "암호화폐는 자금세탁을 비롯해 다른 불법적인 행위에 악용될 여지가 많다. 미국 재무부는 위법을 저지르는 이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다. 우리는 디지털 자산 업체들이 음지에서 활동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 이후 리브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가치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의회도 대규모 IT 기업이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연 매출 250억달러(약24조8000억원)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암호화폐 사업에 발을 담그는 것을 금지하는 '대형 기술기업의 금융진입차단법'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페이스북 리브라를 겨냥한 법안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사진=페이스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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