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최악인데"…기업 사정(司正)한파·임금 인상에 고용시장 위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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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최악인데"…기업 사정(司正)한파·임금 인상에 고용시장 위태 우려

입력 : 2015-03-19 08:16:01

경기불황으로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 취업준비생이 구직공고문을 살펴보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실업자수가 120만명을 넘어서고 공식 실업률이 5년 만에 최고치인 4.6%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이 위태로운 가운데 임금인상 논란으로 시작된 기업의 경영 애로가 사정한파까지 겹치면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수는 120만3000명으로 지난 2010년 1월 121만6000명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4.6%로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한 청년실업률은 11.1%를 기록해 외환위기가 직후인 199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를 포함한 2월의 '체감 실업률'은 12.5%를 기록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공식 실업률(4.6%)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문제는 고용 시장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기업에 불어닥친 외적인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 요구에 따라 임금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금을 올릴 경우 신규 채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을 향한 검찰발 사정의 배경에 대해서 재계에서는 드러내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깊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업들의 임금인상에 대한 반발이 사정 한파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임금 인상 주문에 재계는 일자리가 급감하는 '고용절벽' 현상을 정면에 내세우며 "임금인상이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서왔다.

재계는 지난 1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5단체장들을 만나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이 '정부의 최후통첩'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최 부총리와의 간담회 직후 검찰은 포스코건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번주 들어 동부그룹과 신세계, SK건설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의 전방위적인 기업에 대한 수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휘몰아친 사정한파 등에 따라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임금 인상을 검토하겠지만 이에 따른 채용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계가 발표한 30대 그룹의 신규채용은 지난해 12만9989명보다 6.3% 감소한 12만1801명으로 예상했다. 신규채용은 2년 연속 감소세다.

국내 30대 그룹은 지난 2013년 14만4501명을 새로 채용했지만 지난해 12만9989명으로 규모를 10.0% 줄였다. 올해까지 신규 채용인원을 줄이면 3년 새 15.7%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고용절벽 현상이 30대 그룹의 신규채용 계획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며 "정부정책을 고용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임금인상에 맞춘 것은 현 상황과는 배치된 정책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임금인상 압력은 고용을 더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 소비를 늘려 경제활성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고용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집중해 있어 최저임금 상승은 오히려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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