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 연준 매의 날갯짓에…한국도 기준금리 상단 4% 가능성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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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쇼크] 연준 매의 날갯짓에…한국도 기준금리 상단 4% 가능성 열렸다

배근미 기자 입력 : 2023-03-08 15:51:2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언급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4%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8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추가적인 긴축 강화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1년간 0.00~0.25%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4.50~4.75%로 상단 기준 4.5%포인트 인상했다. 그동안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해 왔지만 견고한 경제지표로 물가 상승률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긴축을 더 가속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에 따라 오는 22일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31.4%에서 70.5%로 하루 새 3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한층 짙어지면서 미국의 최종금리 역시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작년 12월 FOMC에서 최종금리를 5.1%(5~5.25%, 중간값 5.1%) 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한 차례 빅스텝만으로도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최종금리 수준이 5% 중반, 높게는 6%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기 위해선 당분간 통화정책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면서 "이전 전망했던 것보다 최종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종금리 상향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이 같은 연준의 움직임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3.5% 수준으로, 그동안 국내 최종금리는 3.5~3.75%가 유력시 돼 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월 금통위가 동결 결정을 내렸으나 6명 중 5명의 금통위원이 최종금리를 연 3.75%까지 상향할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장 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다음 달 열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 총재도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4월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과 불안정한 국내 물가흐름으로 올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4%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최종금리 상향조정 폭이 기존 시장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도 4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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