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오너리스크] ①'일감 몰아주기·횡령' 조현범 회장, 본인은 급여 올리고 임원들 고통분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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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오너리스크] ①'일감 몰아주기·횡령' 조현범 회장, 본인은 급여 올리고 임원들 고통분담 요구

윤동 기자 입력 : 2023-03-07 19:00:00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회사 내부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회장 취임 직후 혁신을 강조했던 조 회장이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과 관련이 깊다.

이를 계기로 그룹 내부에서는 지난해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명목으로 임원들에게 급여 20%를 삭감하는 고통 분담을 요구했지만 조 회장 스스로는 승진했다는 명목으로 더 많은 급여를 챙겨간 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임원들이 고통 분담할 만큼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지속해 사적 이익을 챙긴 점도 비판 대상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 사이에 조 회장이 내세운 '혁신'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조 회장은 2021년 12월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이듬해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제대로 실현하는 이노베이터가 되자'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취임 이후 조 회장 행보는 혁신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지난 6일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영장 청구서에는 조 회장이 회삿돈을 수십억 원 횡령했다는 개인 비리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본인을 포함해 총수 일가가 지분 49.9%를 보유한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로 인한 수익을 배당을 통해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사 자금으로 수입차를 사거나 지인에게 줄 선물을 사는 등 개인 비리 혐의로도 조사를 받았다.

그룹 내부에서는 조 회장이 지난해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임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했으나 본인은 더 많은 급여를 챙겼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 환경 악화로 회장을 포함해 계열사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네트웍스, 한국프리시전웍스, 모델솔루션 등 6개사 임원 100여 명이 4월부터 급여가 삭감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한국앤컴퍼니 등]

그러나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에서 지난해 상반기 급여로 6억7500만원을 챙겼다. 이는 2021년 상반기 급여액인 5억3500만원 보다 26.2%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해 2021년 사장 때보다 급여 기준이 훨씬 더 늘어난 결과다. 물론 조 회장도 급여를 삭감하기는 했다. 그는 당초 7억5000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3개월(4~6월) 동안 급여를 20% 삭감해 7500만원 줄어든 6억75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애초에 급여 수준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20% 삭감'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급여를 챙긴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뿐 아니라 사업자회사인 한국타이어에서도 급여를 받게 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임원 급여 20% 삭감을 단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증액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2021년 한국앤컴퍼니에서 보수를 받아 한국타이어에서는 보수를 받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는 조 회장 역할과 업무 비중을 고려해 한국타이어에서도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타이어가 조 회장에 지급한 급여는 5억원 미만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보수를 받는 목적 이외에도 퇴직한 임원들도 있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보수 한도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앤컴퍼니 등]

그러나 한국타이어그룹 내부에서는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6억7500만원)와 한국타이어에서 동시에 급여를 받게 하는 의사 결정을 내린 직후 한 달여 만에 임원 급여 20% 삭감 결정을 내린 것을 놓고 대주주이자 회장은 임원과 달리 전혀 고통을 분담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당시 상당수 임원이 회사를 위해 급여를 반납했지만 조 회장을 본다면 급여를 반납한 의미나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조 회장이 강조한 혁신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사내에서 회의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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