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 위해 유동성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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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 위해 유동성 긴급 투입

장문기 기자 입력 : 2023-03-06 14:42:35
  • 5000억원 규모 CDO 발행…건설사, 기존 브릿지대출 대환 가능

[사진=아주경제DB]

KB금융그룹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안정화를 위해 5000억원 규모로 유동성을 지원한다.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한 파생상품을 뜻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해 기존 브리지대출의 대환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은 5000억원 규모 부동산 브리지대출을 통한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주관을 맡아 KB국민은행·KB손해보험 등이 선순위로 출자하고 KB증권이 후순위로 참여하는 형태다. KDB산업은행도 500억원 상당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된 자금은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4~5개 대형 건설사의 수도권 사업장 중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리지대출 대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DO와 관련해 건설사들도 각 사업장 시행사와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별로 자금 지원을 위한 절차를 밟은 뒤 오는 15일 CDO 발행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부동산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PF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사들이 PF를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브리지대출 상환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최악에는 자금 조달에 실패한 건설사가 디폴트를 선언할 수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그룹이 선제적인 유동성 지원을 통해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PF 시장 안정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도 올해 최대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 PF 부실화를 언급한 바 있다. 아직은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보기는 어렵지만 업종이나 지역 등 국지적으로 위험과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PF 사업 위험과 건설사 유동성 상황에 대한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 발표 당시 “사업성이 양호한 정상 PF 사업장에는 보증 지원,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부실 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에는 캠코를 중심으로 ‘부실 PF 매입·정리 펀드’를 조성해 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업무계획을 통해 “PF 사업장별 처리 방향·지원 방식 결정을 위해 관계기관 간 협의를 지속하고 PF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주단이 자율적으로 사업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PF 대주단 협약 개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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