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사건' 이후 美-대만 밀월 관계 강화… 양국 방문단 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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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사건' 이후 美-대만 밀월 관계 강화… 양국 방문단 연이어

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 2023-02-19 16:39:39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AP·연합뉴스]

'풍선 사건' 이후 미국과 대만 관계가 한층 긴밀해지는 양상이다. 양국이 연이어 서로 방문단을 파견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백악관이 이번 주 중 대만 대표단과 비밀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단에는 조셉 우 외교부 장관과 웰링턴 구 국가안보고문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소식통들은 대만 대표단이 주말에 미국에 도착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매체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우 장관은 "그것에 대해 언급할 수 없고, 확인할 수도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19일에는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방문단이 대만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 칸나 의원이 이끄는 방문단은 대만과 경제적 협력 강화를 모색할 방침으로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모리스 창 TSMC 창립자 및 구글 대표진 등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인 칸나 의원은 "나의 관심사 중 많은 것은 경제적인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업 등을 여기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중국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만 방문은 미 의회의 올해 첫 대만 방문으로, 이후 봄에는 마이클 맥콜 미 하원의원이 초당파적 방문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올해 혹은 내년 중에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美 국방부 고위 관리 4년 만에 대만 방문
대만을 방문한 것은 미 의원들만이 아니다. 

17일에는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대만을 방문했다고 FT가 보도했다. 미국의 고위급 국방 관료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2019년에는 헤이노 클링크 전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국방부 고위 관료로는 40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 장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대만은 방어 준비 노력과 관련해 도움이 되는 조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의 대만 방문 소식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 정부의 왕래 및 군사적 교류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우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떠한 형태의 미국과 대만 정부 간 왕래 및 군사적 교류라도 멈추고 대만 문제 간섭을 멈추고 대만해협에 새로운 긴장을 불어넣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중 관계가 '풍선 사건'으로 인해 다시 냉각된 가운데 미국과 대만 간 외교, 군사적 교류가 한층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미국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 풍선을 미국이 격추시키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중을 취소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했고, 현재까지도 언쟁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 간 밀월 관계가 강화되면서 미·중 관계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던 바와 같이 대만 문제는 중국에 있어서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한 대담에서 "우리는 중국이 미 의원의 (대만) 방문을 군사적 행동의 빌미로 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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