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당정 압박에 결국 2%대 인하로 통일…"내년 적자전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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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당정 압박에 결국 2%대 인하로 통일…"내년 적자전환 우려"

전상현 기자 입력 : 2022-12-22 15:03:27
  • 전날 현대해상·KB손보 이어 삼성화재·DB손보도 동참

  • 2% 인하 시 '2074억~3000억원' 수입보험료 감소 추산

  • 정비수가 인상 요구 악재도…"9.9% 인상 시 車보험료 3% 인상해야"

[사진=연합뉴스]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들이 내년 자동차보험료 2%대 인하에 모두 동참했다. 그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두고 당정의 압박이 이어져왔는데, 업계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손보업계는 인하세가 지속되고 자동차 부품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여전해 내년 다시금 관련 손익이 적자 전환할까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이날 내년 자동차보험료 2% 인하를 결정했다. 이들은 각각 보험료율 검증 및 전산시스템 등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2월 2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이번 결정에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DB손보 측은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사고율 증가와 정비요금 등 보험원가 상승이 예상되나, 고물가 등에 따른 국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해상과 KB손보도 전날 각각 자동차보험료 2.0% 인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대형사들은 당초 1%대 인하를 논의해 왔지만, 최근 메리츠화재 등 일부 중소 업체들이 2%대 인하를 공식화하자 당정은 인하폭 확대를 요구해왔다. 앞서 정부와 국민의힘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보험업계에 강력히 촉구했다. 당정은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근거로 인하 여력이 있다고 봤다. 상위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1~9월 평균 77.9%로, 업계는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 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본다.  

이에 보험권은 지난해 흑자 전환했던 손익이 내년 적자로 돌아설까 노심초사다. 보험권은 2%대 인하 시 2074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조3731억원 수준으로, 보험료 1% 인하시 1037억원 가량의 자동차보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치는 취합 전이지만, 자동차보험 가입대 수가 증가함에 따라 2% 인하에 따른 수입 보험료 감소 수치는 더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자동차보험 정비공임 수가(정비수가)를 올려 달라고 촉구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자동차 정비업계는 내년 정비 수가를 올해 대비 9.9% 인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 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비수가가 9.9% 오르면 자동차보험료를 최소 3% 이상 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이동량 감소 영향이 컸다"며 "보험료 인하가 지속될 경우 다시금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3981억원의 흑자를 냈고, 당국은 올초 해당 보험료 인하를 요청했다. 이후 지난 4월 대형사들은 1.2~1.4%의 인하요율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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