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U팜 수주하고 전 세계 시장 진출"...KT·리벨리온 AI 반도체 드림팀 뭉쳤다
Koiners다음 통신

"NPU팜 수주하고 전 세계 시장 진출"...KT·리벨리온 AI 반도체 드림팀 뭉쳤다

강일용 기자 입력 : 2022-12-22 14:30:00
  • KT, 스타트업과 AI 반도체 사업협력위원회 구성하고 'AI 풀스택' 완성

  • 내년 광주 NPU팜 사업 수주 후 동남아 시장 진출

  • 내년 3월 자연어 처리 AI 반도체 양산...영상 처리보다 기술 우수 자신

AI 반도체 사업협력위원회 워크숍 (앞줄) 왼쪽 세 번째 조강원 모레 대표, 왼쪽 네 번째 김채희 KT 전략실장, 오른쪽 두 번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사진=KT]

내년 3월 사업자를 선정하는 정부 'NPU(인공지능 반도체)팜' 사업 수주를 위해 KT가 계열사·스타트업 등과 함께 'AI 반도체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AI 인프라·솔루션·서비스를 결합한 '한국형 AI 풀스택'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클라우드 버금가는 기술력으로 NPU팜 사업 수주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KT클라우드, 리벨리온, 모레 등 국내 클라우드, AI 반도체, AI 소프트웨어 업체 등과 AI 반도체 사업협력위원회 정기 회의을 열고 2023년을 한국형 AI 풀스택 구축 원년으로 삼기 위한 계획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AI 풀스택이란 AI 모델 개발·운영에 필요한 AI 반도체 등 AI 인프라부터 AI 소프트웨어까지 기업이 AI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자체 개발해서 클라우드를 통해 통합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AI 풀스택을 갖춘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클라우드 등 일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전부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전무), 남충범 KT클라우드 본부장(상무), 조강원 모레 대표, 윤도연 모레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등이 참석한 이번 위원회에서 가장 먼저 논의된 부분은 내년 3월 사업자를 선정하는 광주 NPU팜을 수주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AI 반도체 사업 발전을 위해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공개하고 2023년 428억원, 2025년까지 약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주광역시와 다른 지역 등 총 2곳에 국가 주도 'NPU팜'을 구축할 계획이다. 

NPU팜이란 CPU(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장비 위주로 구축되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반도체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광주 NPU팜이 먼저 사업자 선정에 착수하고, 다른 지역은 구축 지역을 확정한 후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자연어 처리 특화 AI 반도체 국내 최초로 선봬..."엔비디아 잡겠다"

KT는 위원회에 참여하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당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클라우드와 AI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를 넘어서는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것을 알리고, 대한민국 정부와 지자체를 AI 서비스 고객사례(레퍼런스)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사업 수주를 위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AI 반도체 설계(팹리스)를 맡는 리벨리온은 내년 3월 국내 최초로 자연어 처리에 특화된 서버용 AI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영상 처리(컴퓨터 비전)에 특화되어 있는 경쟁사의 AI 반도체보다 개발 난이도가 높은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챗GPT' 출시 이후 주목도가 크게 올라간 언어 AI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SK ICT 연합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이 영상 처리 AI 반도체를 양산한 것을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는 미국 AI 반도체 대비 에너지 효율과 도입 비용이 3배 이상 저렴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는 백엔드 라이브러리, 하드웨어 가상화 등 모레의 인프라 최적화 솔루션과 결합되어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에 공급된다. 이후 AI 컨택센터(콜센터) 등 KT의 다양한 AI 서비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AI 백엔드 라이브러리는 AI 반도체와 AI 모델을 연결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현재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해당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위원회는 올해 12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AI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고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회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KT AI 인프라·서비스·모델 등 미래 AI 사업 진행에 필요한 과제를 선정하고 실행했다.

위원회에 참여한 기업간 협력을 통해 KT클라우드는 세계 최초 종량제 NPU팜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HAC)'을 출시하고, KT는 초거대 AI '믿음(MIDEUM)'의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HAC는 AI 모델 학습과 실행에 필요한 AI 반도체 자원을 빠르게 할당받고 사용 후 즉시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다. AWS, 구글클라우드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아직 정액제로 NPU팜을 제공하는 것보다 한 단계 발전한 기술이다.

믿음은 초거대 AI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즉시 적용될 수 있도록 모델 경량화 기업을 도입, AI 학습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자연어 처리 문장 생성과 함께 해석과 이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참여 기업간 협력으로 해외 판로 공동 개척

KT, KT클라우드, 모레, 리벨리온 등 네 기업은 위원회가 사업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는 긍정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네 기업은 광주 NPU팜 사업 수주 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협업도 이어간다. AI 반도체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공동 영업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해 국내 AI 반도체를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하고, 해외 이동통신사에 KT의 AI 풀스택 구축 노하우를 이식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동남아 지역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AI 풀스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우선 협력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은 "하나의 목표를 항해 꾸준히 다져온 협력관계를 되짚어 보고 향후 AI풀스택 글로벌 진출이라는 공통 목표와 실행 방안을 강구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AI 반도체 파트너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위원회를 통해 KT의 초거대 모델 서비스와 리벨리온의 개발 로드맵을 신속하게 보완하며 AI 풀스택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AI풀스택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강원 모레 대표는 "모레는 KT와 긴밀한 협력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클라우드와 초대형 모델 개발의 두 방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가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 컨소시엄뿐 아니라 NHN클라우드·SK텔레콤(SKT)과 네이버클라우드 등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 NPU팜 사업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SKT는 자회사 사피온을 통해 지난 9월 캐나다 토론토대에 NPU팜을 구축한데 이어 10월 NHN클라우드 판교 데이터센터에도 NPU팜을 추가 구축하며 관련 기술과 경험을 확보했다. NHN클라우드는 사피온, 퓨리오사A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 NPU팜 수주에 착수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AI 반도체 파트너를 물색하고 연내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