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 격전장 된 동남아...아세안·G20·APEC 회의 줄줄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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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 격전장 된 동남아...아세안·G20·APEC 회의 줄줄이 개최

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 2022-11-10 15:35:59
  • 동남아에 공들이는 중국

  • 中경제 둔화세 틈타···

  • 동남아 파고드는 美

동남아시아가 미국과 중국의 외교 격전장이 됐다. 10일부터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13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주요 다자회의가 동남아 지역에서 줄줄이 개최된다. 시진핑 집권 3기를 연 중국과 중간선거를 끝낸 미국은 아시아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예고됐다.
 
동남아서 막 오른 미·중 외교전
중국에선 리커창 총리가 먼저 캄보디아로 날아갔다. 리 총리는 ​지난 8일부터 5박 6일 일정의 캄보디아 공식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특히 캄보디아는 미얀마, 라오스와 함께 동남아 지역의 중국의 전통 우방국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9일 오후 프놈펜에서 훈센 총리와의 회동에서 “캄보디아의 안정·발전·번영은 역내 안정과 발전은 물론, 중국과 아세안 관계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전면·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잘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양국 총리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농업·인프라·교육·중의약·세관·과학기술·기후변화 등 방면에서 10여개 협력 문건도 체결돼 양국간 경제 협력 기반을 한층 더 공고히 다졌다.

리 총리는 13일까지 이곳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와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일정을 잇따라 소화한다.  

이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18∼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3기를 시작한 후 데뷔하는 첫 다자외교 무대다. 그간 코로나 확산, 내부정치 등 이유로 정상외교를 멈췄던 시진핑 주석은 경제력을 앞세워 글로벌 외교에 시동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선다. 미국 중간선거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12∼13일 캄보디아에서 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G20 회의에 참석한다. APEC 정상회의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다. 둘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각국 정상과 만나 회동하고 대중국 견제 외교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에 공들이는 중국
미국과 정치·외교·경제·산업·기술 등 전방위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선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미국의 대중 포위 정책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중국이 대외정책 방면서 아시아, 특히 동남아 지역에 갈수록 비중을 두는 배경이다. 미·중 전략경쟁의 격전장이자 자국 앞마당 격인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국은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권력 서열 24위권인 중앙정치국원으로 올라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당대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만난 대상이 베이징 주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외교 사절단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왕이 부장은 지난  8일엔 당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게재해 “중국은 전 세계로 파트너 관계를 확장하고 전방위 외교를 심도 있게 전개하는 한편, 주변국과 우호와 신뢰, 이익 융합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주변국이란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의미한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싱가포르 연합조보를 통해 “중국의 외교전략 초점은 이미 아시아에 맞춰졌다”고 진단했다.

류융위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동아시아국제관계 조리교수도 현재 중국 외교정책의 3대 중점 포인트는 △아세안 국가가 최소한 미국 편에 서서 중국에 맞서지 않도록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하기 △서방국과 경제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세안과 양자간 협력 주축을 경제협력에 맞추기 △대만 문제 해결에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 역내 안정을 모색하기라고 진단했다. 
中경제 둔화세 틈타···동남아 파고드는 美

9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현재 아세안 국가 관심사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역내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이냐다. 13년째 아세안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이어왔던 중국이 최근 제로 코로나의 엄격한 방역정책, 미·중 갈등, 외국기업 철수 등으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0일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중국 경제가 곤경에 처한 틈을 타 동남아에서 경제 및 무역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윌리엄 충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선임연구원은 VOA에서 “미국의 유일한 경쟁국인 중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미국은 그동안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에 의존한 동남아 지역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확장해야 한다"며 "아세안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 편에 설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중국의 역내 강력한 경제무역 영향력을 견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PEF는 미국 주도로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참여국 간 무역 촉진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제, 공급망, 탈탄소 및 인프라, 탈세 및 부패 방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 협의체라는 측면이 강하다

현재 IPEF에는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는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중국 전통우방국) 외에 나머지 7개국이 모두 가입했다. 미국이 IPEF를 앞세워 중국의 동남아에서의 강력한 경제무역 영향력을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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