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굴복'…"비싸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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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 인수 '굴복'…"비싸게 산다"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10-05 15:11:50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인수를 두고 변덕을 부리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초 제시한 440억 달러(약 62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했다. 트위터와의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인수를 다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굴복했다고 평했다. 인수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애초 제시한 가격인 주당 54.20달러에 사겠다고 트위터에 제안했다. 이는 총 440억 달러 규모로, 인수 금액을 330억 달러로 깎지 않으면 안 사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두고 몇 개월 단위로 '사겠다→안 사겠다→사겠다'는 식으로 변덕을 부렸다. 변덕의 배경은 표면적으로는 트위터의 가짜계정이지만 사실상 인수 가격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가짜계정을 문제 삼으며 인수가를 330억 달러까지 깎으려고 했지만, 트위터가 이를 거부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철회한 것이다.

발끈한 트위터가 법정으로 문제를 끌고 가자, 재판을 앞두고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머스크가 또다시 변덕을 부렸다. 애초 제시한 금액대로 트위터를 사겠다는 것이다. 머스크와 트위터 양측 간 거래가 성사되면 재판은 취소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굴복’이라고 평했다. 구글, 페이스북, 스냅챗 모기업 스냅의 주가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처음 발표했을 때 이후로 평균 34% 하락했다. 온라인 광고 시장 붕괴로 수익이 줄어든 데다가 틱톡 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경쟁력이 위축됐다. 긴축 환경에서 기술주가 급락한 영향도 있다.
 
WSJ는 트위터의 주가가 인수 호재 등이 없었으면 주당 약 30달러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보면서 ‘머스크가 워킹데드를 샀다’고 했다. 이는 머스크가 제시한 주당 54.20달러보다 45% 낮은 금액이다.

트위터가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 이자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보면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130억 달러와 자기 자본 335억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대출 중 일부는 변동금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서운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만큼 이자 부담은 급속도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트위터의 이자 부담이 작년 기준으로 연간 5100만 달러에서 약 8억 5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머스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전했다. 
 
트위터가 대대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광고 의존도를 줄이고 봇 계정 등 가짜계정을 줄여야 한다고 말 한 바 있다. 또한 테드(TED) 콘퍼런스에서는 트위터 알고리즘이 오픈 소스로 운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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