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내리거나 없애거나… 후발주자들, '탈배달' 틈새 노린다
Koiners다음 중기·벤처

배달비 내리거나 없애거나… 후발주자들, '탈배달' 틈새 노린다

김경은 기자 입력 : 2022-08-09 07:00:00
  • 배달비 고공행진… 저렴한 중개 수수료 앞세운 업체들 성장세

  • 30% 저렴한 배달비 출시… 스타트업계에선 '배달비 0원' 등장

배달 라이더들이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거리 인근에서 배달 중 잠시 정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앱 후발주자들이 ‘탈(脫) 배달’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배달비 인상 여파로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3대 배달앱을 끊겠다는 소비자와 외식업주들의 움직임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달비와 중개 수수료를 앞세워 빈틈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재유행에도 배달 이용 줄어··· 탈배달 가속화 
8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3월 2080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4월 2019만명, 5월 1993만명으로 줄었다. 6월에는 1999만명, 7월 2020만명으로 소폭 늘었으나 코로나19 재유행이라는 시장 호재에도 상반기 감소분을 메우진 못했다.
 
이 같은 추세는 배달앱 3사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요기요와 쿠팡이츠 사용자 수는 각각 760만명, 420만명을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요기요는 14만명 늘었으나 쿠팡이츠는 18만명이 감소했다.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6차 재유행이 공식화했으나 배달앱 사용자 수는 소폭 느는 데 그치거나 오히려 줄고 있다. 이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탈배달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물가에 배달비까지 천정부지로 뛰면서 배달앱을 끊겠다는 외식업주와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비는 고공행진하는 추세다. 올 들어 배민과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서비스 요금제 개편에 나서면서 배달비는 더욱 치솟았다. 그동안 ‘중개 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나 이를 종료하면서 업주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배민의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경우 ‘중개 수수료 6.8%·배달비 6000원’(기본형 기준)을 배달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중개 수수료 9.8%·배달비 5400원’(일반형 기준)을 부과한다. 배달 수수료는 외식업주와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에 외식업주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직접 배달에 나서고, 소비자들은 매장에 방문해 음식을 포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위메프오, 30% 저렴한 ‘근거리 배달’ 도입··· 시장 확대 나선다

[사진=위메프오]

탈배달 움직임 속에 배달앱 후발주자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달비와 중개 수수료를 내세워 배달앱에 등 돌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위메프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기존 업계 대비 30%가량 저렴한 배달 대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도보배송’을 연계해 디저트, 베이커리 등을 1.5㎞ 내외로 배달 시 3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위메프오에 입점한 외식업주는 별도 절차 없이 주문접수 프로그램에서 카카오T 도보배송을 선택할 수 있다.
 
위메프오는 배달 대행 이용료 비교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배달 대행료는 대행사와 주문 건수,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위메프오 주문접수 프로그램에서 바로 비교 후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다. 카카오T 도보배송뿐 아니라 입점 업체가 사용 중인 다양한 배달 서비스 가격을 실시간 취합해 자영업자들이 가장 합리적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는 “배달 서비스 개선 및 외식업주와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해서 고민한 결과”라며 “편리한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 문화를 만들기 위해 플랫폼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계, ‘배달비 0원’ 서비스 도입… 시장 판도 바꿀까
스타트업계에서는 ‘배달비 0원’을 내세운 서비스도 등장했다. 올해 4월 설립된 스타트업 ‘두잇’은 국내 최초로 배달비 없는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 근처의 배달음식 수요를 실시간으로 묶어 배달 동선을 최적화하고, 여기서 절약된 비용으로 배달비 없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식업주가 지불하는 배달 수수료도 업계 평균 대비 저렴하다는 게 두잇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두잇의 월 재주문율은 80%를 넘어섰다.
 

[사진=두잇]

외식 플랫폼 먼키는 자사 전용 주문 맛집편집앱 ‘먼키앱’ 주문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키 구로디지털단지점에서 시범운영되는 이번 서비스는 배달 주문 반경 1.2㎞ 범위 안에 해당되면 무료로 배달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키앱 배달비 무료 서비스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먼키 운영사 먼슬리키친은 시범운영 이후 배달비 무료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먼키는 강남, 시청, 분당 등 수도권 핵심상권에 7개 지점 등 130여개 식당을 운영 중이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는 “외식물가 상승, 배달비 인상 등으로 직장인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밥값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어 이번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기획했다”며 “먼키앱 할인과 함께 진행되는 배달비 무료 서비스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은 물론 먼키 인근 주민들의 밥값 고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땡겨요’ 성장세… 지자체 공공배달앱도 ‘순항’
배달앱 후발주자들은 실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의 지난달 MAU는 38만명으로, 출시 첫 달인 지난 1월 1만8462명 대비 약 20배 급등했다. 지난달(15만7300만명)과 비교해도 2.4배 증가한 수치다.
 
땡겨요는 업계 최저 수준인 건당 2%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입점 수수료나 광고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또 주문 당일 입금(오후 3시 이후 주문 시 익영업일 오전 7시 입금)이라는 빠른 정산 방침으로 외식업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내놓은 공공배달앱도 순항 중이다.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거래액이 1800억원을 돌파했다.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는 지난해 8월 출시 두 달 만에 주문액 100억원을 돌파하며 공공배달앱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민‧요기요‧쿠팡이츠 3사가 장악하고 있어 판도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땡겨요의 경우 신한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고, 여론이 ‘착한 배달앱’에 호응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