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전기차 대세…"2035년께 전기차 판매 비중 내연차 앞질러"
Koiners다음 경제·마켓

유가 급등에 전기차 대세…"2035년께 전기차 판매 비중 내연차 앞질러"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06-28 15:00:00
  • 전기차 전환에 자동차 업계 수백조 쏟아야

  • "수요 넘친다"…전기차 가격 인상 속속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전기차(EV) 시대를 몰고 왔다. 오는 2035년께 전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절반을 넘기며 내연기관(ICE) 차량의 판매 비중을 앞설 전망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기차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더구나 자동차 업계가 주력 상품을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장, 인력 등 전 분야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전기차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전환에 자동차 업계 수백조 쏟아 부어야

미국 콜로라도주의 테슬라 대리점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로이터는 최근 컨설턴트인 알릭스파트너스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28년까지 33%, 2035년까지 5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작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8%에 그친 점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비중이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전기차 판매 비중은 10% 미만이다.

이렇듯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자동차 쇼핑 사이트인 트루카가 올해 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미국의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기는 등 휘발유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주목받는 것이다. 

알릭스파트너스의 자동차 부문 공동 리더인 마크 웨이크필드는 “전기차 성장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가 될 것으로 봤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자동차 업계가 급격히 늘어난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전기차와 배터리에 최소 526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기차 투자 예상액이 2340억 달러로 전망됐던 점과 비교하면 비용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웨이크필드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업계가 공급망 혼란, 비용 부담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장과 인력뿐만이 아니라 전체 작업 방식에 대한 운영 모델의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자동차 회사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업을 분리하는 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봤다.
 
원자재 비용 급등도 문제다. 전기차에 드는 원자재 비용은 차량당 8255 달러로, 내연기관차(차량당 3662 달러)에 들어가는 비용의 두 배 이상이다. 
 
한편, 글로벌 차량 판매는 올해 7900만대로 감소한 뒤 2024년에는 95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총 자동차 판매량은 2023년에 1600만대로 늘고, 2024년에 175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5~2026년부터 판매량이 줄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가격 인상 속속…“수요 넘친다”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오토모티브, 루시드그룹 등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들이 충격을 받을 정도로 전기차 가격 인상이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GM은 지난주 GMC허머일렉트릭픽업트럭의 가격을 6250달러 인상한 8만 5000~10만 5000달러로 책정했다. 가격 인상에도 사겠다는 사람은 많다. GM 대변인은 해당 트럭을 구매하려는 대기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차를 받으려면 약 2년이 걸릴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모델인 Y SUV의 가격을 세 차례 인상했다. 현재 가격은 전년 대비 총 9% 오른 6만9900달러다.

마케팅 정보회사인 JD파워에 따르면 5월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22% 오른 약 5만4000달러다. 내연기관 차량은 같은 기간 14% 오른 약 4만4000 달러다. 전기차 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를 뿐만 아니라 평균 가격도 더 높다.

가격 인상의 이유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리튬, 니켈, 코발트 가격은 코로나19 전염병이 시작되기 전보다 약 두 배나 뛰었다.

포드의 재무 책임자인 존 롤러는 지난주 원자재 비용 급등으로 인해 마하-E SUV를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딧스위스의 애널리스트인 댄 레비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자동차 회사는 공급 보장과 비용 통제를 위해서 원자재 업계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레비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5%에 그치는 점을 지적했다. 원자재 비용이 향후 하락할 경우 전기차 구매자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가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JD 파워의 데이터 및 분석 부사장인 타이슨 조미니는 중산층 등이 전기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자동차 업계의 과제라고 지적하며, “저렴한 전기차를 시장에 출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가격 인상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요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잘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WSJ는 짚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 4월에 “현재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력하다”며 가격을 인상 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RJ 스카린지 리비안 CEO는 “(전기차에) 지불할 의향이 거의 무제한인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일부 모델의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