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 논란] 카드·빅테크, 저마다 피해자 '갑론을박'…답은 '규제 일원화'

한영훈 기자 입력 : 2022-06-25 11:00 수정 : 2022-06-25 17:02:35
한영훈 기자 2022-06-25 17: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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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 간의 규제 격차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금융거래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및 결제수단 의무수납 등 여러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반면 카드사는 상품 기획 때부터 빅테크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사실상 경쟁 자체가 힘든 구조라고 주장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권과 빅테크 간의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손봐야 할 요소가 곳곳에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결제사업자, '부가가치세' 불공평
25일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사들은 작년부터 형성된 특혜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기조가 강하다. 이는 단순 가맹점 수수료 등을 비교한 1차원적 접근일 뿐,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상당 부분에서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말하는 최대 차별점은 ‘부가가치세’다. 현재 카드사는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는 반면, 페이를 비롯한 결제서비스(PG) 사업자는 필수 신고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는 결국 가맹점수수료를 끌어올리는 많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이 부분만 개선되더라도, 수수료를 상당 수준 내릴 수 있다는 게 빅테크 측의 입장이다. 만약 부가가치세 면세 사업자가 될 경우, 소상공인 수수료 인하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사업자가) 온라인 카드결제 생태계상 필수적인 플레이어로 거듭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가가치세 신고 대상에 포함돼 있다”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결제수단 의무수납도 마찬가지다. 앞서 카드사는 의무수납제도라는 법적 지원을 기반으로 국내 결제시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늘려왔다. 그러나 간편결제나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이러한 법적 보호나 제도적 지원 없이 결제처를 확장하고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연체정보 공유 측면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 현재 연체정보를 금융사에 공유하거나 신용점수에 반영할 수 없어 리스크 관리 및 형평성 측면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연체율 상승으로 직결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네이버페이의 후불 결제 연체율(30일 이상)은 1.26%로 국내 신용카드사의 두 배에 달했다. 국내 카드사의 신용판매 연체율은 작년 말 0.54%, 2020년 말 0.64%를 각각 기록했다.
 
이용 한도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례로 네이버페이의 현재 후불 결제 한도는 월 30만원 수준이다, 유사한 기능인 통신사 소액결제 대비 현저히 낮아 소비자 효용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DB]

카드사, 부가서비스 격차 확연
카드사가 겪고 있는 불이익도 상당하다. 일단 부가서비스 측면에서의 격차가 확연하다. 카드사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부가서비스 출시 후 3년간 축소 및 변경이 불가능하도록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상품의 수익성이 현저히 낮더라도 최소 3년간은 의무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전자금융업자는 상황이 다르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은 별도 규제가 없다. 따라서 이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카드 출시 초반에는 높은 혜택을 제공한 뒤,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슬그머니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식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체크카드 등의 발급 과정에서 두드러진다.
 
상품 및 마케팅 운영 과정에서도 규제 불평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금융업자들의 경우, 지급사업을 확장할 때 수익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없이 공격적으로 범위를 키워갈 수 있다. 이 같은 이점을 앞세워 결제 리워드(보상)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카드사는 상황이 다르다. 먼저 각종 행정지도 및 적격비용 산정 과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마케팅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상품을 출시하거나 변경할 때도 철저한 수익성 분석을 통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내부통제를 의무화했다. 적자상품 발생 시에도 마찬가지다.
 
약관 변경과 관련해서도 카드사는 이용자의 권리 및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반드시 ‘사전 신고’를 해야 하나, 전자금융업자는 ‘사전 보고’만으로도 변경 처리가 가능하다. 앞서 크게 이슈가 됐던 결제수수료 역시 카드사는 3년 주기로 회계법인의 검증을 통해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고 있지만, 빅테크는 자유롭다.
 
지급결제업, 규제 통일해야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각각 적용받는 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여신금융전문법(여전법)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만 전자금융업자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의 통제를 받는다. 양측 간 사업 영역이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모순적인 상황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현재 금융당국은 전금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지만, 균형추를 완벽하게 맞추기는 힘들다.
 
결국 이를 해소하려면 ‘규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양 업권을 묶어 큰 틀에서 지급결제업으로 보고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이 중 규모가 작은 곳에 대해선 스몰 라이선스(소규모 인허가) 방안을 도입해 활용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전법이 생기던 당시만 해도) 결제수단은 현금과 신용카드, 딱 두 개에 그쳤다”며 “향후 전자금융업자들의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지급결제업 관련 규제를 일원화해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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