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7.5% 이상 실업률 감내해야"…서머스, 연준에 더 강력한 긴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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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7.5% 이상 실업률 감내해야"…서머스, 연준에 더 강력한 긴축 촉구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 2022-06-21 17:13:12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에 대한 경고음을 높였던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또다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강한 긴축을 주문했다.

현재 하버드대 교수인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서는 꽤 오랜 기간 5%가 넘는 실업률을 견뎌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를 크게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고는 40년 만에 치솟은 물가를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런던에서 연설한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 조절을 위해) 우리는 5% 실업률이 5년 이상 유지되는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면서 "다른 말로 하자면 7.5%에 달하는 실업률을 2년간 이어가거나 6% 실업률을 5년간 혹은 10% 실업률을 1년간 겪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숫자들은 연준 측 시각과 비교할 때 훨씬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발표를 통해 내년 물가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것이며, 2024년에는 2%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 측면에서는 지난달 3.6% 수준이었던 것이 2024년 4.1%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머스 전 장관 예측치인 7.5%와는 큰 차이가 있다.

결국 서머스 전 장관은 현재 연준 측 전망이 지나치게 장밋빛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연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긴축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과 같은 강력한 처방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9년 8월에 취임한 볼커 의장은 1979년 10월 6일 기준금리를 11.5%에서 15.5%로 4%포인트(p)나 인상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결국 1981년 미국 기준금리는 21.5%까지 올랐다. 고금리는 이후에도 3년가량 지속됐고, 주식은 물론 주택시장도 잇따라 붕괴하면서 경제적 고통으로 인한 비명이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고통은 컸지만, 효과도 있었다. 결국 1981년 중반부터 인플레이션은 진정되는 조짐을 보였으며 1982년에는 4%대까지 내려갔다.

서머스 전 장관은 2021년 초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경고음을 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거론됐던 부양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추가로 재정을 투입하면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말에도 서머스 전 장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과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11월에도 대중국 관세 인하는 물론 연준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 속도 높이기 등을 주문했다. 당시 서머스 전 장관은 “과도한 인플레이션 발생과 통제 실패는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도왔으며,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권력을 쥐여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을 넘어섰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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