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무선공유기·액자·곰인형…충격적인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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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돋보기] 무선공유기·액자·곰인형…충격적인 공통점은

홍승완 기자 입력 : 2022-06-16 15:03:19
  • 최근 화장실·탈의실서 잇따른 불법 촬영

  • 교묘해지는 몰카...무선공유기·액자로 변장

  • 몰카 장비 다양해져 불안감 더 커질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법 촬영에 대한 양형 기준 강화에도 몰래카메라(몰카)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백화점 화장실, 스튜디오 탈의실은 물론 경찰서 지구대 화장실에서도 불법 촬영이 이뤄졌다. 범행 도구는 초소형 카메라와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 누구나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장비인 탓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 외국인이 대형 백화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피해를 당했단 주장이 제기됐다. 글쓴이는 "한국을 여행 중인 외국인 친구가 백화점 내부 화장실을 이용하다 휴지걸이에 설치된 몰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면서 당시 발견한 몰카 장비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을 보면 몰카는 긴 직사각형 형태로, 성인 남성 엄지손가락 크기다. 당시 몰카 장비는 휴지걸이 잔량을 확인하는 투명창 안쪽에 설치돼 렌즈가 여성이 앉아있는 쪽을 향해 있었다.

경찰서 지구대 화장실도 불법 촬영 안전지대는 아니다. 충북 청주의 한 지구대 2층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는 현직 경찰이 카메라를 변기 주변에 설치해 불법 촬영을 일삼았다. 또 지난 8일에는 20대 사진작가가 스튜디오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보디 프로필을 찍으러 온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변형 카메라 판매 홈페이지 화면]

문제는 불법 촬영에 쓰이는 초소형 카메라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단 점이다. 특히 생활용품으로 변장한 초소형 카메라인 '변형 카메라'는 온라인 쇼핑처럼 클릭 몇 번이면 구매가 가능해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변형 카메라와 몇 가지 단어를 조합하면 구매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중 한 구매 사이트는 탁상형시계, 손목시계, 무선 공유기, 곰 인형 등으로 둔갑한 변형 카메라를 인기순으로 나열했다.

해당 사이트가 판매 중인 무선공유기 모양의 변형 카메라를 보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 공유기와 흡사하다. 뜯어보지 않는 이상 카메라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 해당 업체는 무선공유기 변형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제품 구매 후기엔 "진짜 무선 공유기와 구별이 힘들 정도다. 렌즈가 안 보인다. 죽여준다",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가 줄줄이 달렸다.

변형 카메라 중에는 그림 액자로 보이는 제품도 있다. 인테리어 소품처럼 인식돼 자신을 찍는 카메라라고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제품 판매자는 "벽에 걸린 액자를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출될 염려가 없어 완벽한 촬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변형 카메라는 갈수록 교묘해져 몰카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몰카 탐지 업체 서연시큐리티는 "탁상형 시계를 비롯해 볼펜과 라이터 등 일상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가 많다. 특히 표면에 필름까지 덧씌워 바깥에서 봐도 렌즈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이어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생수병이나 콜라병, 선글라스로 위장한 변형 카메라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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