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하반기 경방] 법인세 인하·금투세 유예…시장 활성화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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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하반기 경방] 법인세 인하·금투세 유예…시장 활성화에 방점

안선영 기자 입력 : 2022-06-16 14:00:00
  • 尹정부 첫 경제정책방향 발표…5년 지향점 담겨

  • 경제정책,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과감한 전환

  • 재정 적자 확대 우려…"지출 구조조정으로 충당"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윤석열 정부의 5년간 경제운용을 결정하는 경제정책방향은 시장경제 활력 제고에 방점이 찍혔다. 

기업의 투자·고용창출을 유인하기 위해 법인세를 재정비하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은 2년 유예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서민 주거 안정 도모를 목표로 부동산세 부담도 완화한다.

다만, 이같은 대규모 세 감면에도 정부는 재정건전성 강화를 강조해 상충되는 목표를 어떻게 수립할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법인세 최고 25%에서 22%로…OECD 수준으로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16일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민간·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법인세율(21.5%) 수준까지 낮춰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 4단계로 나뉘는 과표구간도 2~3단계로 단순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7월 세법 개정안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과세표준에 따라 지정된 10%, 20%, 22%, 25%의 과표구간이 10%, 20%, 22% 3단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법인세 최고구간이 25%에서 22%로 낮아지게 되면 7조2800억~8조3600억원의 법인세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정부는 감면된 세금으로 창출된 현금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대기업 6~10%, 중견기업 8~12%, 중소기업 16~20%로 분류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묶어 8~12%로 단순화한다. 중소기업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
 
금투세 도입 2년 유예…비트코인 과세 시기도 당분간 보류
금투세 과세는 2년 유예된다.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적용시기를 미뤄 개인까지 과세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세 부과가 시작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상품에서 실현된 모든 손익을 통산해 일정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으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으로 2020년 처음 언급돼 2023년부터 시행될 계획이었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주주 양도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병행된다. 현재 대주주 양도세는 종목당 10억원 이상이거나 코스피 지분율 1% 이상,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부과하는데 앞으로는 종목당 100억원 이상의 초고액 주식보유자를 제외하고는 양도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금투세 시행 유예에 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기도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2021년 10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법안 통과 과정에서 2022년 1월로 3개월 밀린 바 있다. 이후 2023년 1월로 재차 1년을 연기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금투세와 가상자산은 일단 2년을 유예하고 추후 납부 여부는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본 뒤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매매 거래당 0.23%씩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는 내년부터 0.20%로 인하된다. 당초 금투세 시행과 함께 인하될 예정이었으나 금투세 유예와 무관하게 주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인하를 결정했다.
 
부동산세 부담 2년 전으로…1주택자, 종부세 특별공제 3억 한시 도입

6월 12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선택한 방안도 세제 개편이었다. 정부는 시장관리 목적으로 운영된 세제를 조세원리에 맞게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부동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고, 2022년 한시로 1주택자 특별공제 3억원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1주택자의 과세기준금액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된다.

종부세 11월 고지분에는 고령·장기보유자 납부유예와 일시적 2주택·상속주택 등 불가피한 사유 시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함께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 18억5900만원의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는 당초 257만2000원의 종부세를 납부해야 했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60%와 3억원 특별공제를 적용하면 69만4000원으로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2020년 59만1000원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91만7000원보다 24%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보유세 부담을 적정 수준으로 환원하기 위한 보유세 개편안은 다음달 중 확정된다.
 
나라빚 1000조 시대…세금 덜 걷는데 재정은 건전해진다?
정부는 대규모 세제개편과 함께 건전재정 기조 확립에도 나선다. 

일단 재정준칙 법제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재정준칙 상세 기준을 마련하고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0년 12월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방안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된 입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재량지출뿐 아니라 의무·경직성 지출까지 전방위적인 재정혁신을 추진한다.

그러나 앞선 세제 완화와 재정건전성 강화 정책이 상반돼 재정운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세 부담 완화에 따른 재원 마련은 재정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충당한다고 밝혔지만 대규모 감세가 이뤄질 경우 결국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기재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4월 말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001조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말에는 1037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된 세제개편 외에도 상속세와 증여세 완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추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기선 기재부 제1차관은 "재정건전화는 수입 측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출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며 "재정건전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감세와 조세 정상화를 추진하고 지출 측면에서는 구조조정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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