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주식, 채권까지 글로벌 금융 '변동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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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주식, 채권까지 글로벌 금융 '변동성'의 시대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05-18 15:06:59
  • 나스닥, 이달 12 거래일 가운데 9거래일 1% 이상 움직여

  • 10년물 국채 금리 이달 3%대 돌파

  • JP모건 G7 통화 변동성 지수, 올해 들어 80% 급등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등 짙은 불확실성에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며 주식, 채권, 통화 등 금융 시장 전반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조용했던 외환시장마저 가파른 변동성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5월 들어 12 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에서 1% 이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전망, 기업 실적 등 요인 하나하나에 다 반응하며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지속 하락세를 보였던 나스닥 지수는 이날 2.6% 상승했는데,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의 투자 전략가인 앤드류 시트는 “이는 종종 베어마켓(약세장)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이라며 “종종 발생하는 반등이 오히려 거래를 어렵게 만든다"고 WSJ에 말했다.
 
지난 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최근 고점에서 최소 20% 하락한 약세장에 진입하기 직전이었지만,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하락폭이 15% 수준으로 줄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VIX 지수는 26.10으로, 올해 들어 9.50포인트(57.23%) 올랐다. 
 
채권시장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3%대를 돌파하는 등 올해 들어 1.473%포인트(p)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국채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의 이자율이 급격한 속도로 오르고 있다.
 

2022년 5월 17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환전소에서 사람들이 환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특히 WSJ는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외환시장마저 연일 출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체이스가 주요 7개국(G7) 통화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는 올해 들어 80%나 급등했다. 유로화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는 지난해 11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환율 변동성은 통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때 급등하곤 한다.

WSJ는 “금리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경제 둔화로 인해 일반적으로 평온했던 외환 시장이 뒤집혔다”며 “달러 가치는 급등했고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를 측정하는 WSJ달러인덱스는 지난 1년간 12.5%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 14%, 영국 파운드화는 약 12% 하락했다.

UBS의 미주 외환 옵션 책임자인 제프 야머스는 달러의 큰 움직임과 주식의 급격한 하락이 통화 변동성의 뚜렷한 상승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어느 나라의 중앙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금리인상을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서 베팅을 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달러에 투자금이 모인다는 설명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CME그룹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외환 옵션 미결제약정은 전년 동기 대비 73.9% 증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미결제약정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개수가 크게 변화하곤 한다.

CME그룹의 대변인인 크리스 그램스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압력이 외환 선물과 옵션거래가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일본 엔화 옵션 계약의 평균 일일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0% 늘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이 앞으로 몇 달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일부 헤지펀드는 파운드화를 대량 매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인 자크 판들은 BOE의 정책이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른 중앙은행들은 변화하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일부는 유로화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유로화에 하락 베팅하고 있다. 부진한 성장, 물가 상승,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잠재적 에너지 위기들이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이다. 미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인 유로화 풋 옵션의 매수 가격은 6개월 전 대비 두 배가량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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