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금융사들, '마지못해' 암호화폐 수용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05-02 16:32 수정 : 2022-05-02 16:32:48
BNY멜론, 암호화폐 보유·이전·발행 등 서비스 연말 출시 예정 피델리티,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 비트코인 투자 옵션 추가 계획
윤주혜 기자 2022-05-02 16: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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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증권사 등 월가의 주요 금융사들이 속속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 금융사들은 한때 디지털 자산에 매우 회의적이었으나, 태도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한 풀 꺾이자, 다수 자산운용사들이 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파생상품협회의 월트 루켄 회장은 "전통 산업이 깨어났고 더 폭넓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월가 금융사들은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암호화폐 시장에 달려들고 있다.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은 지난 2021년 자산운용사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대한 보유, 이전, 발행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정통 은행에서 암호화폐를 주요 자산으로 취급하고 거래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BNY멜론이 처음이었다. BNY멜론은 2021년에 발표한 서비스를 올해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암호화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른 금융사들도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운영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가입자의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서 비트코인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피델리티는 2만3000개 기업의 퇴직연금인 401k를 관리하고 있는데, 401k이용자들이 개인 계좌에 비트코인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올해 안에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 노동부는 이번 피델리티의 결정에 대해 퇴직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또한 비트코인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능을 구축하는 중으로 빠르면 올해 안에 해당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그룹은 암호화폐 회사 갤럭시 디지털을 통해 자산가 고객들에게 이더리움 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 운영사인 CME그룹에 상장된 선물뿐만 아니라 장외 비트코인 옵션 거래도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대출자의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저장 및 거래 서비스 개발 계획을 지난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로이터에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한 최근의 움직임에 대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자산이 최소 200만 달러(25억 원) 이상인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고 CNBC가 전했다.
 
제프리 솔로몬 코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관 투자자들이 50여년 전 겪었던 일을 다시 한 번 겪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당시 주식은 주로 개인 계좌에 보유돼 있었는데, 금융사들은 거개량 급증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었다. 거물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등 금융사들도 과거와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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