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50억원 몰린 코인 스테이킹...신흥 투자처로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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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돋보기] 50억원 몰린 코인 스테이킹...신흥 투자처로 뜰까

정석준 기자 입력 : 2022-01-18 17:30:31
  • 업비트, 이더리움 스테이킹 출시...1분 만에 51억원 모집액 마감

  • 각 거래소, 스테이킹으로 금리·주식보다 높은 수익률 실현 예상

  • 결국 스테이킹도 암호화폐 기반...변동성 따른 리스크 유의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스테이킹 상품을 내놓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암호화폐 스테이킹이 직접 투자보다 리스크가 적으면서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아 신흥 투자처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테이킹(Staking)은 투자자가 암호화폐의 일정한 양을 지분으로 확보해 해당 플랫폼의 운영 및 검증에 참여하고 그 보상으로 채굴한 암호화폐를 얻는 행위다. 즉 암호화폐를 적금처럼 일정 기간 예치하고 암호화폐로 이자를 받는 셈이다.

18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내놓은 스테이킹 서비스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14일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업비트는 이날 기준 약 25억원에 달하는 이더리움 640개를 선착순으로 모집해 5분 만에 모집액 한도를 모두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업비트는 같은 스테이킹 서비스 2회차 모집을 실시했다. 규모는 1회차의 두 배 수준인 이더리움 1280개였다. 이날 기준 약 51억원에 달하는 모집액은 서비스 시작 1분 만에 한도를 채웠다.

빗썸은 2020년 4월부터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현재 빗썸이 제공하는 스테이킹 암호화폐는 총 7종류다. 이 밖에 코인원은 클레이튼, 코스모스아톰, 테도스 등 암호화폐 3종에 대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빗은 이날 이더리움 스테이킹 19차 모집을 진행했다. 코빗은 회차마다 이더리움 320개를 모집해 완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에 스테이킹이 활발한 이유는 타 투자처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테이킹을 통한 예상 연수익률은 은행 적금 금리나 주식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

앞서 업비트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를 통해 연 보상률을 최대 5.1%로 예상했다. 빗썸은 암호화폐 종류별로 예상 연이율을 최소 2%에서 최대 10%까지라고 안내했다. 코인원은 5.63~8.27%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1월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정기적금(3~4년) 평균 금리는 1.53%에 그쳤다.

서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맡기는 암호화폐의 새로운 블록을 형성하는 방식이 채굴을 통한 작업증명(PoW)이 아닌 보유 지분에 따른 지분증명(PoS)이라면, 지분증명을 통해 추가적인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출금리 이상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테이킹을 통해 시장에서 공급되는 가상화폐의 공급량이 줄어, 가상자산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기관, 외국인 등 큰손들 틈에서 큰 수익을 노리기 어렵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개인투자자 20만4000명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46%는 주식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신규투자자 중에서는 약 3명 중 2명꼴인 62%가 손실을 기록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가 주식 직접투자를 통해 높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투자역량이 부족하고 행태적 편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스테이킹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암호화폐 82종에 대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3분기 구독 및 서비스 매출 1억4500만 달러(약 1725억원) 중 56.13%에 달하는 8150만 달러(약 970억원)가 스테이킹에서 창출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코인베이스를 찾은 투자자 중 암호화폐만 매매하는 개인투자자와 스테이킹 같은 비투자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 비중이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암호화폐 스테이킹 서비스도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투자전문 매체 마켓리얼리스트는 “이러한 형태의 투자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도움이 된다. 암호화폐 변동성은 스테이킹의 가장 큰 위험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서 연구원은 “스테이킹은 순수한 예금보다 훨씬 위험하다. 스테이킹은 한번 암호화폐를 맡기면 일정기간 록업 기간이 있어 중간에 인출이 어렵다.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하면 이런 록업 기간은 그 자체로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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