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로나 종식 다가온다" 오미크론 등장이 반가운 사람들?
Koiners다음 아주PICK

[아주 돋보기] "코로나 종식 다가온다" 오미크론 등장이 반가운 사람들?

홍승완 기자 입력 : 2021-12-02 15:40:55
  • 독일 공중보건 전문가 "오미크론, 전파력 높아지고 치명률은 낮아졌을 것"

  • 오미크론 처음 보고한 남아공 박사 "감염자 대부분 가벼운 증상"

  • 손영래 중수본 반장 "분석 자료 나와야 전파력·치명률 알 수 있어"

코로나19 환자 살피는 의료진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다 최근 국내에도 상륙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후퇴는 없다"던 정부는 실내 활동이 많아 확산 가능성이 큰 겨울을 앞두고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등 방역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공포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면서 코로나 종식 가능성이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미크론 등장이 코로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면서 일상 회복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단 전망이 나왔다.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더 강력한 바이러스들을 제치고 우세 종이 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어 오히려 희망적이라는 얘기다. 독일 공중보건 전문가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는 데일리메일에 "새 변이 단백질 돌기에 32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지만, 전파력을 높일 뿐 덜 치명적으로 최적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특징은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 진화 방식과 일치한다고도 덧붙였다. 다시 말해 코로나바이러스가 감기처럼 가볍게 걸린 뒤 지나가는 수준이 될 것이란 뜻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긴장감 흐르는 인천 모 병원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의사인 안젤리크 쿠체 박사도 지난 11월 27일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증상은 특이하지만, 가볍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대다수가 근육통과 두통, 마른기침 등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기존 코로나 확진자들이 겪었던 미각·후각 상실도 없었다고 했다. 다만 당뇨나 심장병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 완전 접종자더라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자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백신 무용론'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대응하는 최선의 대비책으로 백신을 꼽고 있다. 쿠체 박사는 1일(현지 시간) SBS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한 과정과 관련해 기존 델타 변이 증상과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면서 의심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의사 안젤리크 쿠체 박사 [사진=트위터 캡처]

쿠체 박사는 "그들은 후각이나 미각을 잃거나 콧물이 나지도 않았다.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벼운 증세가 나타난다고 해서 바이러스를 걱정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아주 많이 아프지 않더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를 만나보란 얘기다"라고 말했다. 또 얼마 안 가 오미크론 변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단 우려에 대해선 "1~2주 뒤에 더 많은 사람이 아프게 되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백신 접종자들의 회복이 더 빨랐으며 그렇게 심하게 아프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검출국들 중에 아직 감염자의 중증·사망 보고가 없고 경증에 불과하단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자 오미크론 공포가 과대포장됐단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란 의견도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과 중증 위험도가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례브리핑하는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 종식 신호가 될 수 있단 해외 보도에 대해 몇 가지 전제 조건을 달았다. 감염재생산지수는 높으면서 치명률이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있단 뜻이다. 손 반장 말대로라면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높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비율이 낮을 경우 코로나19 종식 신호가 될 수 있단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미크론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적어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 감염속도와 전파력, 치명률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어 세계적으로 분석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전까지는 오미크론이 위험하다는 전제 하에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1~2주 안으로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에서 오미크론 1차 분석 자료들이 나오는 만큼 그때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단 입장을 전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역대 최다를 기록하자 정부는 3일 추가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한다. 다만 정부가 4단계에 준하는 방역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사진=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