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월마트 가짜뉴스에 라이트코인 '떡상' 일장춘몽..."규제 필요하다"

정석준 기자 입력 : 2021-09-14 16:18 수정 : 2021-09-15 13:57:12
외신 "월마트, 라이트코인 결제 허용"... 두 시간 만에 가짜뉴스로 드러나 라이트코인 시세는 이미 급등락 겪어, 암호화폐 투자자는 사기 호소 또다시 변동성 한계 보인 암호화폐... 전문가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해"
정석준 기자 2021-09-15 13: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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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라이트코인 시세가 두 시간 만에 들통난 가짜뉴스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투자자는 명백한 사기를 주장했으며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또다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짜뉴스 때문에 2시간 동안 급등락한 '라이트코인'

월마트. [사진=AP·연합뉴스]
 

지난 13일 미국 보도자료 서비스 ‘글로브 뉴스와이어’는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라이트코인 결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는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0월 1일부터 모든 이커머스 매장에서 라이트코인 결제 옵션을 시행한다”는 발언도 담겼다.

로이터, 블룸버그, CNBC 등 주요 외신은 일제히 글로브 뉴스와이어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라이트코인 시세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3일 오후 10시 기준 개당 20만4351원에 거래된 라이트코인은 45분 만에 개당 27만9319원으로 33% 급등했다.

하지만 월마트의 라이트코인 결제 허용 소식은 곧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랜디 하그로브 월마트 대변인은 “보도자료가 진짜가 아니라고 확인했다”며 선을 그었다.

랜디 대변인은 “이런 일이 발생한 경우는 처음이며 우리는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이미 강화된 인증 단계를 마련했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된 모든 범죄 활동을 포함하여 완전한 조사를 요청하고 서두르기 위해 관련 당국과 협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CNBC는 “글로벌와이즈가 사기성이 있는 사용자 계정이 발행한 보도자료를 사용했다. 해당 자료는 월마트 공식 홈페이지에도 없으며 글로벌와이즈에서도 삭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공식 계정에 보도자료 링크를 공유했던 라이트코인도 현재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다. 라이트코인 보급을 촉진‧홍보하는 라이트코인 재단은 트위터를 통해 해당 자료의 출처를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가짜뉴스가 들통난 라이트코인 시세는 곧바로 추락했다. 27만원대까지 올랐던 라이트코인은 13일 오후 11시 20분 코인베이스 기준 개당 20만9683원으로 떨어지고 나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라이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2일 라이트코인 거래량은 12만3887개였으나 13일 430만8333개로 36배 가까이 폭증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급등락에 당혹감을 표했다. 암호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15분 뒤에 공식 트윗이 삭제되더니 가격이 쭉 내렸다. 사람들 전부 물리고 당황했지만 먼저 샀던 사람들은 청산했다. 그야말로 완전히 사기였다”고 호소했다.

다른 누리꾼은 “주식을 저렇게 했으면 관련된 사람들 모두 줄줄이 잡혀 들어갔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정도면 사기다. 이래서 코인에 대해 규제가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성 한계 보인 암호화폐... 규제 필요할까

[사진=AFP·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 문제가 또다시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서 암호화폐 시장은 아마존, 테슬라 등 대기업 관련 암호화폐 결제 허용 소식이 나올 때마다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지난 7월 영국 경제 매체 '시티 A.M.'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연말께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마존은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 전문가 채용 공고를 낸 상태이기도 했다.

보도 후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6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아마존이 곧바로 사실을 부인하자 하락세를 보였다. 아마존 측은 “암호화폐 관련 우리의 계획에 대한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이게 고객들에게 어떨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 열심히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예찬론자지만 오락가락한 행보로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끼쳐왔다. 올해 2월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 구매 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다고 발표하자 비트코인 시세는 당시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머스크는 석 달 만인 5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주는 영향을 이유로 돌연 결제 중단을 선언했고 비트코인 시세는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또한 머스크가 본인 SNS를 통해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언급할 때마다 도지코인 시세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변동성에 대한 취약점을 두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의회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감시할 법적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게리는 14일 예정된 상원 청문회 참석 전 제출한 서면 발언을 통해 “지금 암호화폐 관련 투자자 보호는 충분하지 않다. 증권법 시행 이전인 서부 시대에서 매입자가 위험을 부담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앤드어스 대표는 “주식도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지만, 사이드카 등 제도로 한계를 보완한다. 암호화폐는 관련 제도가 없어서 변동성에 취약하고, P2P(개인 간 금융 거래) 시장이라서 변동 폭도 사람 심리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는 필요하다. 코인에 대해 우리나라만 독자적으로 제도화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시세 조정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은 독자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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