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카오, 한은 CBDC 모의실험 수주... '블록체인+금융' 높게 평가

강일용·배근미 기자 입력 : 2021-07-20 15:07 수정 : 2021-07-20 15:56:56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 95.3754점으로 네이버·SK C&C 제치고 사업자 선정
강일용·배근미 기자 2021-07-20 15:56:56
  • 카카오스토리
  • 밴드
  • 웨이보
  • URL 공유하기
  • 카카오톡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사진=그라운드X 제공]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업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주요 블록체인 업체들의 경쟁에서 카카오가 1승을 거뒀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SK㈜ C&C의 3파전 양상이었던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선정했다.

이번 모의실험은 CBDC의 운영과 관리를 위한 파일럿(실험용) 시스템을 모의 구축하고 그 실용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한은은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해 CBDC 관련 제도적·기술적 필요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자 지난해부터 관련 연구를 해왔다. 올해 3월에는 EY한영과 함께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진행해 CBDC 관련 제도적 필요사항(1단계)을 검토했고, 이번에는 모의실험을 통해 기술적 필요사항(2단계)을 확인할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올해 8월부터 내년 6월까지이며, 사업 예산은 49억여원으로 중요도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한은이 이번 모의실험 결과를 시중 은행들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3단계 본사업인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발주할 계획인 만큼 주요 블록체인 업체들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예고된 상태였다.

한은은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나의 업체만 주사업자로 입찰하는 것을 허용하고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는 것은 막았다. 이에 국내 블록체인 업체들은 하나의 업체가 주사업자로 참여하고 다른 업체는 자문을 제공하는 형태로 모의실험 연구를 함께하기로 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컨센시스, KPMG, 에스코어 등과 협력해 사업에 입찰했다. 경쟁업체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파이낸셜, LG CNS와 협력하고, SK㈜ C&C는 토스,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협력하는 형태로 입찰해 맞불을 놨다.

한은의 평가에 따르면 그라운드X는 가격점수 9.975점, 기술점수 85.4004점으로 총 95.3754점을 받아 92.7182점(가격 8.0959점, 기술 84.6223점)을 받은 네이버 라인플러스와 89.8163점(가격 9.3496점, 기술 80.4667점)을 받은 SK㈜ C&C보다 우위에 섰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그라운드X가 4년 넘게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암호화폐 클레이를 발행해 운영해본 경험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실제 금융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강점으로 꼽혔다.

유희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 기술반장은 "협상에 의한 계약인 만큼 일단 그라운드X와 계약서 작성 등을 위한 기술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예고했던 것처럼 CBDC 모의실험을 8월 중 착수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협상 논의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최고의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