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도 결국 암호화폐에…"비트코인 'FAANG 후계자', 25만 달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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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도 결국 암호화폐에…"비트코인 'FAANG 후계자', 25만 달러간다"

정혜인 기자 입력 : 2021-05-10 11:12:28
  • 암호화폐 변동성 지적하던 골드만삭스, 비트코인 파생상품 출시

  • 모건 크릭 창업자 "'컴퓨팅 네트워크' 비트코인, 사라지지 않는다"

  • "향후 5년 내 25만 달러에 도달 가능…도지코인은 결국 사라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재무부 등 금융당국의 가상(암호)화폐 규제 강화 경고에도 암호화폐를 향한 국제 투자은행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0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특히 미국 헤지펀드(Hedge Fund·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신탁) 담당자이자 모건 크릭 자산 관리의 창립자인 마크 유스코를 인용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향후 25만 달러(약 2억7685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비트코인 선물 및 역외시장 차액결제 선물환 서비스를 출시하고, 거래를 시작했다. CNBC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3월 암호화폐 거래부서인 '암호화폐 데스크' 부활을 선언한 지 두 달 만에 암호화폐 관련 파생상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8년 미국 주요 은행들 가장 먼저 암호화폐 관련 부서 설립 계획을 세웠지만,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여파로 계획을 전면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하게 불어난 유동성이 암호화폐 시장에 몰리면서 골드만삭스는 기존의 암호화폐 부서 설립 계획을 다시 꺼내 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변동성 지적하던 골드만삭스도 '암호화폐' 매력에···IB, 관심 ↑

사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줄곧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었다. 지난해 5월 투자자를 상대로 한 설명회에선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자산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 샤르민 모사바르 라흐마니 골드만삭스 최고 자산 운용 담당자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매력이 실제 투자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을 대체하는 '디지털 금'이 될 거란 전망에도 반대의 의견을 내놓으며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연구 대표는 당시 투자메모에서 "비트코인은 금보다는 구리에 가깝다"며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 아직 금을 대체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가상자산이 장기적인 가치 저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빨간불'이 커졌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투자자는 위험자산 투자에 조금 더 신중해졌다. 안전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붙었는데, 최근 거래 행태를 보면 비트코인은 금보다는 구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다른 암호화폐)에 밀렸다고 평가하며 "장기적인 가치 저장소로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가상자산 간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비트코인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에 줄곧 날을 세웠던 골드만삭스의 암호화폐 관련 상품 출시는 최근 대형 투자은행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과도 연결된다. 주요 금융사들은 각국 중앙은행, 금융 당국의 지적에도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테이 터크먼 씨티그룹 외환부문 국제 책임자는 지난 7일 FT와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출시를 결정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가상자산 직접 거래나 수탁서비스 등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외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암호화폐 관련 펀드 출시 계획을 내놨고, BNY멜론은 지난 2월 자산운용사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유 및 양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10일 오전 10시 47분 기준 최근 1년 간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누리집 갈무리]


◆ "'FANNG 후계자' 비트코인, 향후 5년 내 25만 달러 간다"

암호화폐를 향한 투자은행의 관심이 높아지는 사이 비트코인이 5년 이내 25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 47분 현재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0.57% 빠진 5만8745.7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스코 창업자는 비트코인이 '네트워크'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트코인이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기술주를 일컫는 '팡(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네트워크이다. 네트워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비트코인은) 1조 달러 가치의 역사상 가장 빠른 네트워크"라며 "사람들이 놓치는 것은 비트코인이 사라지지 않는 컴퓨팅 파워의 기술적 진화"라고 말했다.

유스코 창업자는 "비트코인은 가치 인터넷(Internet of value)의 기초 프로토콜(protocol·컴퓨터 통신 규약)이 될 강력한 컴퓨팅 네트워크"라며 비트코인이 암호화폐에서 살아남는 주류 화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지하는 도지코인을 "곧 사라질 암호화폐"로 분류했다. 

특히 그는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는 TCP/IP과 같은 프로토콜이고, 이더리움은 프로토콜 위에 세워진 월드와이드웹(WWW)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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