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대어들 장외시장 주가 하락에도 ‘과열’은 여전
Koiners다음 기업

IPO 앞둔 대어들 장외시장 주가 하락에도 ‘과열’은 여전

양성모 기자 입력 : 2020-11-23 00:10:00
공모주 고평가 논란 이후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의 장외시장 주가가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외시장 주가는 여전히 기업가치에 비해 높아 자칫 묻지마 식 투자는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카뱅)의 장외시장 주가는 8만6500원으로 나타났다. 고점이던 지난 9월 15일 기록한 12만6000원 대비 4만원 가까이 주가가 빠진 상태다. 또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 주가는 현재 131만5000원으로 주가는 두 달 새 50만원 이상이 빠진 상태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9월 27일 주당 182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주가 하락에도 여전히 카카오뱅크 등 일부 종목들은 고평가 지적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발행된 주식 수는 3억7373만6442주로, 추정되는 시가총액 규모는 32조5012억원에 달한다. 현재 4대 금융지주 시총은 KB금융(18조9816억원), 신한지주(17조3036억원), 하나금융지주(10조6286억원), 우리금융(7조2010억원) 등 총 54조1148억원이다. 카뱅의 시총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시총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한때는 이들 4대 시중은행의 시총 전체를 넘어서기도 했다.

카뱅의 순자산(자산-부채)은 1조7000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시총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 순자산(25조7500억원)보다 낮다.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털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8조58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문제는 카뱅이 은행주로서 얼마나 상승이 가능할지 여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주의 낮은 PER이 카뱅에 적용되면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평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공식화한 크래프톤도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의 시가총액 추정치는 10조6758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을 10조원대에서 최대 30조원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시총 기준으로는 적정 수준이다.

하지만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의 부인인 정승혜씨가 지난 3분기 중 보유주식의 절반인 8만4000주를 매각한 것이다. 대부분 최대주주 또는 친족의 주식 현금화는 주가가 고점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정씨가 현금화한 금액은 주당 120만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1000억원이 넘는 액수다. 여기에 캐시카우가 배틀그라운드 하나밖에 없는 데다 중국에 집중된 매출비중은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주가는 163만원으로 시가총액은 9조9756억원이다. 지난달 6일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는 360만원에서 124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통한 유통주식 확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재차 우상향 중이다. SK증권은 기업가치를 약 3조원으로 평가한 상태다. 무려 3배 이상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외주식 대부분이 거래량이 적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면서 “최근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들의 경우 공모주 열풍에 힘입어 대부분 기업가치 대비 고평가 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하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