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목할 기업형 블록체인 4대 키워드 '자산화·CBDC·분산ID·퍼블릭체인'

임민철 기자 입력 : 2020-11-18 16:50 수정 : 2020-11-18 16:50:05
진창호 EY한영 상무, NIPA 블록체인콘퍼런스 키노트
임민철 기자 2020-11-18 16: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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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 기업간 거래와 소비자 대상 기업 서비스에 적용될 '기업형 블록체인' 기술은 자산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분산신원인증(DID), 퍼블릭블록체인이라는 4가지 키워드와 맞물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블록체인 콘퍼런스 2020' 온라인세미나에서 진창호 EY한영 상무가 맡은 첫 번째 키노트는 이렇게 요약된다. 그는 '기업형 블록체인의 미래 진화 방향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진 상무에 따르면 앞으로 진화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시 기업들은 '자산'의 개념을 확대해 암호화폐와 실물자산뿐아니라 개인정보같은 대상까지 자산의 일종으로 다루게 된다. 가치가 안정된 CBDC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가치 변동성 문제를 극복케 된다. DID 기술로 법, 제도, 감사, 회계 세금 등 국가제도의 틀 안에서 블록체인 기반 거래를 처리하게 된다. 그리고 특정 소수 기업에 종속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가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에 나서게 된다.

키노트 주요 내용을 자산화, CBDC, DID, 퍼블릭블록체인, 4개 키워드 별로 아래에 정리했다.
 

진창호 EY한영 상무. [사진=NIPA 블록체인 콘퍼런스 영상]

 
분산원장으로 비자산의 자산화
초창기 기업형 블록체인 활용은 데이터의 기록 시점을 나타내는 '타임스탬프'와 동기화 기능에 치우쳐 있었다. 기업 물류나 밸류체인의 이동을 기록하는 데 주로 쓰였다. 이후 현실 세계 정보의 '토큰화'를 통해 업종별로 거래하는 실물과 데이터의 이동, 결제와 정산 등을 거래해 원장에 반영하는 아이디어가 실현되고 있다.

앞으로는 블록체인의 거래대상에 개인정보와 일반적인 데이터 자체 등 비실물자산까지 포함할 전망이다. 기존 암호화폐와 실물자산은 대체가능토큰(FT)으로 다룰 수 있고 비실물자산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통해 다룰 수 있게 된다. 진 상무는 "기업들이 '비자산'에도 가치를 매겨 실제 기업·개인 거래에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뢰된 중앙화 플랫폼에서 거래하고 판매해야 했던 자산을 잘게 쪼개 거래하고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미술품 하나의 소유권을 경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 카카오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비상장사 주식거래 서비스, 이더리움기반 게임 '디센트럴랜드'의 가상 부동산거래 사례를 들었다.
 
"CBDC 활용 방안 고민해야"
기업들이 암호화폐의 실용성을 부정적으로 인식해온 기저에는 큰 변동성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실제 화폐와 연동(pegging)된 텐더, 트러스트, 로열민트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예고한 페이스북 '리브라' 등이 출현했다. 여기까지는 민간기업의 주도로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해결해보려는 시도였다면, CBDC는 정부와 공공 차원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진 상무는 "전세계 다수 국가에서 CBDC 발행을 고민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CBDC는 공공재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는 CBDC가 기업·개인의 거래, 특정국가 안에서의 거래수단에 그치지 않고 국가간 거래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 CBDC 논의 출발점은 개도국의 금융소외자를 위한 화폐발행으로 이들을 포용할 방안 연구였다. 이후 캐나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진행한 연구는 CBDC 개념을 은행간 거래나 은행과 국가간 거래에 쓰일 도매용(wholesale) CBDC, 익명성·호환성을 제공하며 개인거래에 쓰일 소매용(retail) CBDC로 구분하고 있다.

향후 CBDC 논의는 이것이 발행된 뒤 기존 실제 화폐에 기반한 거래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에 집중될 전망이다. 예컨대 발행, 유통, 송금 등을 넘어 주식, 대출, 연금, 환전 등 영역에서 CBDC 고유기능을 활용한 디지털화폐가 어떤 특화된 양상을 보일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진 상무는 "정부는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맞은 소외계층에 국가지원금을 제공할 때 어떤 형태가 즉각적·효과적일지, 분란이 없을지도 CBDC 활용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는데 이는 비금융 분야 거래 패러다임의 바꿀 여정의 시작"이라며 "공공재 성격을 띠는 CBDC가 발행됐을 때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ID로 인증 넘어 프라이버시 실현
최근 블록체인 관련 기술로 외부에서 필요로하고 개인이 원하는 만큼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줄 DID가 주목받고 있다. DID 모델에선 개인정보를 중앙화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정보주체인 개인이 보관하면서 신원, 자격, 자산의 소유, 행위 여부를 증명할 수 있다. 현재 여러 DID 기술간 호환성 확보를 위한 표준화 논의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개인이 술집 등에서 법정 성인 연령임을 확인할 때 물리적 신분증을 제시하면 원치 않는 실명, 생년월일, 주거지 등이 상대에게 노출하게 된다. 이 때 DID는 성인이라는 사실 자체만을 제공하고, 나머지 불필요한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다. 정부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대비해 DID기반 디지털 신분증 도입을 추진 중이며, 주요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진 상무는 "DID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국가의 시민이라는 것부터 학교나 회사 등 조직의 소속 여부, 특정한 검증을 받았다는 자격과 특정 자산을 갖고 있다는 소유까지 광범위하다"며 "금융, 공공, 통신, 헬스케어, 유통, 제조, 교육 등 분야에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실용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보단 '퍼블릭 블록체인'
기업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을 우선 검토해 왔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데이터가 모두에게 공유돼, 기업이 공개를 원치 않는 민감한 데이터를 올릴 수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기업 환경에서도 퍼블릭 블록체인이 대세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이 적어도 완전한 폐쇄형 블록체인은 답이 아니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진 상무는 "초기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했던 유통, 물류추적, 보험 등 시범사업 사례 가운데 이후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정 기업 중심인 프라이빗·컨소시엄형 블록체인은 외부의 참여가 제한되고 노드 운영 비용 등이 부담이 돼 비즈니스 활성화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공개 문제, 책임과 권한 관리 문제, 성능 한계 문제 등 기업들이 퍼블릭블록체인 사용을 꺼렸던 이유는 해소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작년 8월 포레스터가 CxO 2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이 테스트 중인 블록체인 유형에 대해 응답자 90%가 '프라이빗블록체인'을 답했지만, 75%는 향후 퍼블릭블록체인 적용 의사가 있다고도 답했다.
 
"탈중앙화 공유경제로 간다"
진 상무는 기업형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국내에선 정부, 산업별 선도기업, IT플랫폼 기업들이 각자 사업화,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 도전, 생태계와 서비스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Y한영은 자체 프레임워크를 고안해 NIPA 사업 일환으로 국내 10개 기업과 기관의 프로젝트 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진 상무는 "호텔, 유통, 운송 업종에서 2018년과 2019년 중 여러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사라졌지만 앞으로 산업별 대표 기업과 스타트업이 산업별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다"며 "중앙화된 플랫폼을 대체하거나 연계해 분산형 플랫폼 기반 공유경제의 시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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