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활성화에 되살아난 '의결권 불성실공시'

이보미 기자 입력 : 2020-06-24 06:00 수정 : 2020-06-24 06:00:00
이보미 기자 2020-06-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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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불성실공시가 3년 전부터 다시 꼬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전후로 자산운용사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결권 공시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공시로 주주가치를 높이고, 투자자 권리를 보호하라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불성실공시한 자산운용사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썬앤트리자산운용과 한국대안투자자산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3곳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는 연간 의결권 행사 내역을 이듬해 4월 말까지 공시해야 한다.
 
올해 들어 불성실공시한 상장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썬앤트리자산운용이었다. 썬앤트리자산운용은 한화시스템을 비롯한 4개사를 상대로 행사한 의결권 내역을 제때 공시하지 않았다. 이어 한국대안투자자산운용은 3개사,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2개사로 집계됐다.
 
이런 불성실공시는 2017년까지 4년 동안 한 건도 없다가 올해까지 3년 연속 발생하고 있다. 2019년을 보면 링크자산운용이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토터스자산운용 7건,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 3건 순이었다. 2018년에는 위플러스자산운용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크임팩트자산운용(4건)과 삼천리자산운용(3건), 티엘자산운용(3건)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그해 10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 방식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꿨다. 자기자본 20억원에 전문인력 3인 이상이면 누구나 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 요건도 자기자본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됐다. 사모펀드 전문 자산운용사 수는 2015년 19곳에서 2016년 91곳으로 72곳(379%) 늘었다. 2017~2018년에는 139곳에서 169곳으로, 2019년에는 217곳으로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2008년 처음 의결권 공시 규정을 만들었다.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주총회 안건에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아서다. 이 규정을 도입한 첫해인 2008년 8개 자산운용사가 불성실공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4건으로 줄었다가 2010~2013년에는 연평균 5곳 안팎을 기록했다. 2014~2017년에는 한곳도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2013년 2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했고, 의결권 공시 시점이 주총일로부터 5일 이내에서 연 1회 일괄공시로 변경됐다"며 "의무가 완화돼 한동안 불성실 공시가 없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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