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퀀텀 삼국지] ② KT,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화 '상생'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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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퀀텀 삼국지] ② KT,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화 '상생'으로 이끈다

노경조 기자 입력 : 2020-06-18 00:10:00
  • 일정 수준 기술력 갖춘 회사면 함께 네트워크 구축 가능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5G 상용화 이후 기지국에 접속되는 단말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양자암호통신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보안기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암호통신기술의 중요성에 주목해왔던 이동통신 3사는 관련 사업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수출,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별화 등을 도모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개척했으며, 그 뒤를 KT와 LG유플러스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세계 보안 시장의 12%(약 40조원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KT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상용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KT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방점을 찍고 관련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11일 5G 데이터를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암호화한 뒤 전송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이 테스트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자체 개발한 '양자키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or) 시스템'과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산 ‘암호화 장비(Encryptor)’는 개방형 계층구조(ITU-T Y. 3800) 국제 표준에 따라 경기도 일부 지역 고객들이 실제 이용하고 있는 5G 네트워크에 적용됐다.

KT는 해당 시스템·장비에 데이터를 암호화해 송수신했을 때, 속도가 떨어지거나 지연이 발생되지 않고 원활하게 통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에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이 진행되면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국제 표준화 영역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KT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ITU-T)에서 표준으로 제정했거나 연구·평가하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 14개 중 6개를 주도하고 있다. 이 중 2건은 표준으로 제정이 완료됐으며,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을 2건 승인받은 기업은 KT가 유일하다.

 

KT융합기술원 연구원들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KT]


KT가 처음 제정한 양자암호통신 분야 표준은 개방형 계층구조 기술로, 세계 최초 양자암호통신 표준이다. 2018년 6월 KT가 제안한 이후 약 1년간의 연구개발(R&D)과 검증 과정을 거쳐 2019년 10월 국제 표준으로 확정됐다.

이 표준은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는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정의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미국의 매직Q, 일본의 도시바, 중국의 퀀텀시텍 등 해외 제조사가 전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독점적으로 구축해왔다.

KT 관계자는 "KT의 양자암호는 '상생'이 핵심"이라며 "특정 회사를 인수해 독자 기술을 구축하지 않고, 중소기업 A사와 B사 등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같이 구축할 수 있도록 표준화를 추진하는 게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전체 네트워크 중 소비자와 맞닿는 네트워크 분야는 A사가 만들고, 또 다른 분야는 B사가 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면 누구나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방식을 표준으로 주창해 국제 승인을 받은 것이다.

지난 4월 표준으로 인정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ITU-T Y. 3801)'도 마찬가지다. 이 표준은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에 대한 상세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운용·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자암호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제어·관리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이 표준에는 양자암호 네트워크의 각 계층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능이 정의돼 있어 여러 제조사의 상호 연동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양자암호통신 서버를 보유하지 않은 회사도 언제든 네트워크 구성에 참여할 수 있어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도 쉬워진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 상무는 "KT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표준의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고, 실제 공공분야 구축 사업 수주 및 기업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얻었으며, 언택트 시대의 필수 요소인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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