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퀀텀 삼국지] ③ "양자컴퓨터도 못 푸는 암호생성기술, LG유플러스의 철통방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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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퀀텀 삼국지] ③ "양자컴퓨터도 못 푸는 암호생성기술, LG유플러스의 철통방어 무기"

차현아 기자 입력 : 2020-06-18 00:15:00
  • LG유플러스,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기술 공동 개발

  • 별도 인프라 없이도 구축가능...5G 상용망에 적용확대 계획

[LG유플러스 마곡사옥에서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이 적용된 모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5G 상용화 이후 기지국에 접속되는 단말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양자암호통신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보안기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암호통신기술의 중요성에 주목해왔던 이동통신 3사는 관련 사업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수출,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별화 등을 도모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개척했으며, 그 뒤를 KT와 LG유플러스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세계 보안 시장의 12%(약 40조원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양자컴퓨터시대를 대비하는 통신 보안기술로 LG유플러스는 양자컴퓨터의 해킹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암호를 만드는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꺼내 들었다. SK텔레콤과 KT가 양자암호통신으로 양자 컴퓨터 시대 보안기술 경쟁에 나선 가운데,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다른 차별화된 기술로 보안성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개발해 고객 전용망 장비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고객 전용망은 공장이나 회사와 같은 기업에 설치되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비트(quantum bits)를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런 양자컴퓨터로도 금방 풀 수 없는 암호는 '양자 내성성'을 갖게 된다. 

네트워크 내에서 암호를 만들고 푸는 과정을 수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양자컴퓨터조차 풀기 어려운 수준의 양자 내성성을 갖게 만든 것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이다. 수학 알고리즘을 탑재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통신계층과 애플리케이션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양자내성암호 기술로 만든 암호는 양자컴퓨터가 푸는 데만 수십억년이 들 정도다.

SK텔레콤과 KT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LG유플러스의 양자내성암호 기술과는 조금 다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고, 이를 송신자와 수신자가 나눠갖는 기술이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데이터에 물리적 변형을 가해야 하므로 하드웨어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만큼 인프라 구축에도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양자암호통신이 양자 기술을 기반으로 난수를 생성하는 양자난수생성기를 활용하므로 좀 더 보안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에 비해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든 암호를 이용하므로 보안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이에 "양자난수생성기로 만든 난수와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 난수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보안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글로벌 IT기업들도 양자내성암호를 차세대 암호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주도로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IBM 등 해외 유명 기업들이 참여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LG유플러스가 기업 전용망에 적용한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이 개발한 순수 국내 기술이자, 국내 산학연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개발했다는 의의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 기술의 장점을 살려 타사와 차별성을 꾀하는 한편, 5G 기반의 다양한 유·무선 서비스에 접목해 활용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송철 LG유플러스 NW기술운영그룹장 전무는 "내년부터 진행될 양자내성암호 표준화에 앞서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보안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상용화될 다양한 5G 서비스에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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