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해킹 수십억년 동안 막아주는 기술, LG유플러스 상용망 최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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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해킹 수십억년 동안 막아주는 기술, LG유플러스 상용망 최초 적용

차현아 기자 입력 : 2020-06-10 15:23:52
  • 별도 인프라구축 없이도 적용가능...5G 상용망에 활용 넓힐 계획

  • SK텔레콤·KT의 양자암호 기술에 맞불...소프트웨어 기반 기술로 강점 살려

LG유플러스가 양자컴퓨터 시대를 맞아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고객 전용망 장비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과 KT가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도 양자컴퓨터의 해킹을 막아낼 수 있는 기술인 양자내성암호로 맞불을 놨다.

LG유플러스는 10일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개발해 고객 전용망 장비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LG유플러스의 기술이 적용된 고객 전용망 장비는 기업고객 전용 5G망이다. LG유플러스가 자사 통신장비에 양자 관련 보안기술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할 대표적인 보안기술 중 하나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비트(quantum bits)를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비트는 0과 1의 조합을 중첩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속도가 빨라진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보안기술 각축전을 벌이는 이유는 5G 네트워크의 초고속·저지연이라는 특성과 양자컴퓨팅 기술이 합쳐지면 시스템 곳곳에 보안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선보이기도 했다. KT도 지난달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 실증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SK텔레콤과 KT가 개발 중인 양자암호통신과는 결이 다르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수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암호를 난수화시키는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도 암호 하나를 푸는 데 수십억년이 걸린다. SK텔레콤과 KT의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고, 이를 송신자와 수신자가 나눠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인 반면,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하드웨어가 기반이라는 차이도 있다.

두 기술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소프트웨어라 전체 데이터가 오고 가는 경로에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 알고리즘을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이에 비해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한 덕분에 안전성이 높지만, 키를 암호화하는 과정에만 적용할 수 있어 현재로선 활용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갤럭시 A 퀀텀에 양자암호통신이 적용된 기능은 △T아이디 이중 로그인 △SK페이 생체인증 보호 △블록체인 모바일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initial) 등 세 가지이며, 이외의 기능은 일반 스마트폰과 같다.

이번 기술개발을 시작으로 SK텔레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보안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양자 기반 보안기술을 선점한 타사와는 차별점을 주면서도,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구현이 가능한 기술의 장점을 살려 전체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을 택했다.

박송철 LG유플러스 NW기술운영그룹장 전무는 "내년부터 진행될 양자내성암호 표준화에 앞서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보안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상용화될 다양한 5G 서비스에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마곡사옥에서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이 적용된 모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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